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8월 수상자로 선정된 김창석(사진) 부산대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교수는 자율주행차의 핵심인 라이다(LiDAR) 센서 신기술 ‘컬러 변조 4차원(4D) 광영상 기술’을 현대자동차와 공동 개발했다. 연구 성과를 올해 2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하고 자동차 부품 회사인 성우하이텍에 기술을 이전해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김 교수는 “기존 라이다의 세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며 “자동차뿐 아니라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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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다는 레이저를 쏘아 주변 사물의 위치와 거리를 3차원(3D)으로 감지하는 기술이다. 레이저가 사물에 부딪힌 후 되돌아오는 시간과 방향을 분석해 공간 정보를 파악한다. 주변을 감지해 실시간 대응해야 하는 자율주행차의 눈으로 불린다. 하지만 라이다는 외부 영향을 쉽게 받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레이저를 차단하는 안개나 눈·비 같은 악천후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신호 분석을 방해하는 햇빛과 다른 차량의 신호 등 고질적인 세 가지 문제가 기술 상용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 연구팀은 컬러 변조 기술에 주목했다. 레이저의 색, 즉 주파수를 빠르게 바꾸는 기술이다. 기존 라이다는 하나의 주파수를 갖는 레이저만 쏘는 반면 컬러 변조 4D 광영상 라이다는 1초에 수백만 번 주파수를 바꾸면서 무수히 많은 종류의 레이저를 거의 연속적으로 쏠 수 있다. 안개나 물방울이 특정 주파수의 레이저를 방해하는 상황에서 기존 라이다는 레이저를 쏘고 받지 못해 기능이 마비되지만 컬러 변조 4D 광영상 라이다는 방해받지 않는 다른 주파수의 레이저들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그동안은 컬러 변조를 구현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라이다에 주로 쓰이는 광통신용 레이저가 좁은 가변 대역을 가졌기 때문이다. 가변 대역은 주파수를 변화시킬 수 있는 범위로 기존 라이다는 이 범위가 좁아 컬러 변조 기술을 적용한다고 해도 다양한 주파수의 레이저를 구현하기 어려웠다. 가변 대역이 넓은 의료용 레이저가 있지만 이는 대신 감지 거리가 짧아 역시 라이다용으로 쓰기에 한계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연구팀은 광통신용과 의료용의 장점만을 결합해 가변 대역이 넓으면서도 감지 거리가 긴 이중 공진 구조의 레이저 광원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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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컬러 변조 4D 광영상 라이다가 기존 라이다보다 광 산란과 광 간섭, 광 진동 등 신호 잡음을 개선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4D라는 수식어처럼 사물의 위치와 거리뿐 아니라 시간 변화에 따른 움직임, 즉 속도까지 분석해 영상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졌다. 차량과 라이다 신호 간 상대적인 움직임에 따라 신호의 주파수가 함께 변하는 도플러 현상을 응용한 것이다. 앰뷸런스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음파 신호인 사이렌 소리가 고음으로 들리는 것도 같은 현상 때문이다.
상용화의 관건은 생산 단가다. 컬러 변조 4D 광영상 라이다의 가격을 대당 1000만 원 정도인 기존 라이다 수준으로 낮추는 게 중요하다. 가격을 낮춰 양산까지 이어가기 위해 산학 공동 연구개발(R&D)이 추가로 추진되고 있다. 김 교수는 “상대적으로 고가 장비를 다루는 국방 등 영역에 기술을 우선 도입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단가를 낮추는 것이 목표”라며 “향후 해외 자동차 관련 기업들과의 국제 경쟁 과정에서 산업적 파급효과도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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