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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중동 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도 최대 배럴당 100달러선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때문에 국제유가 하락으로 한숨 돌린 한국전력이 또 다시 위기 상황에 놓이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정부에서 올 여름 이후 전기요금 인상 카드를 검토하고 있어 전기요금이 오를 경우 한전에게 청신호가 될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하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암살사건으로 이란이 전면전을 선포한다면, 국제유가가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만약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전면전 상황으로 발전시킨다면 국제유가가 크게 불안해질 것”이라며 “지금의 배럴당 80달러 초반이 아니라 90~100달러까지 갈 수 있는 ‘잠재적인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최근 중동 분쟁이 심각하게 확산되는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번 암살 사건도 마찬가지로 확산 분위기가 아니라고 하면 제한적 반등에 그칠 전망”이라고 했다.
국제유가는 전일 기준 7주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하루 만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전날만 하더라도 국제유가 하락으로 한전 재무구조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지만,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이란의 전면전이 될 경우 올해 한전의 연간 흑자 달성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현재 한전은 누적적자 42조원, 누적부채 202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원재료를 95% 이상 수입하고 있어 국제 에너지 가격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특히 LNG 가격은 한전이 발전사들에 전기를 사고 지불하는 비용인 ‘SMP(전력도매가격)’을 결정하고 있어 국제유가에 가장 민감하다.
실제로 전일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78.96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29일 국제유가는 배럴당 79.81로, 7주만에 최저치를 달성했지만 이보다 더욱 낮아진 것이다. 국제유가는 80달러 선에 머물러 있다가 지난 6월 4~6일 배럴당 77~79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직후 다시 배럴당 80달러 선으로 올랐다. 이는 중국의 경기 회복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원유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전기요금 인상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 물가와 민생 상황을 봤을 때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에는 인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당장 8월부터 가스요금 인상이 예정돼 있어 국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만약 정부가 전기요금을 인상한다면,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전의 실적 개선이 지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재무구조 개선은 어려운 수준”이라며 “불안정한 국제유가, 송배전망 투자 등을 고려하면 한 차례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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