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실적 발표 후 AI 러시 이어져
M7 흔들리면 미 증시 최대 13% 하락
미국 증시 대표 기술주 7종목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M7)이 하락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 AI 투자를 회피하기 시작하면서 M7까지 흔들리는 셈. 이를 시작으로 올해 미국 증시가 최대 13%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전일보다 7.04% 폭락한 103.73달러(약 14만3614 원)에 마감했다. 이는 두 달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빅테크 실적 발표 기간 엔비디아 고객사의 2분기 실적이 공개되면서 AI 투자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2분기 매출과 주당 순이익을 발표했지만, 추락을 피하지 못했다. AI 클라우드 부문 성장이 시장 기대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마켓워치는 빅테크가 AI 투자를 확대하는 데 우려하고 있으며, 관련 투입 비용을 웃도는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인지 의문을 품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테크가 AI 투자 지출을 줄이면 엔비디아 등 기술 기업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앞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AI 인프라에 투자하는 자본지출이 132억 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 122억 달러를 초과하는 정도다. 시장에서는 AI에 대한 투자 지출이 향후 AI 서비스가 창출할 매출에 비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따라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알파벳 주가는 다음날 5%가량 떨어졌다.
애플이 자사 AI 모델 ‘애플 인텔리전스’ 학습에 구글 칩을 사용했다는 소식도 엔비디아 주가 하락에 일조했다. 애플은 전날 애플 인텔리전스를 클라우드 TPU 클러스터에서 학습시켰다고 밝혔다. TPU는 구글이 AI 구동을 위해 설계한 커스텀 칩이다. 이로 인해 빅테크들이 AI 학습에서 엔비디아의 대안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즈호증권의 조던 클라인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광범위한 기술주 매도는 고통스럽지만, 매우 필요했다”며 “주식들에 거품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AI 투자의 증가 잠재력과 AI 자본 지출의 차액과 같은 영역에서 모든 것이 적당히 괜찮은지, 논란은 없는지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플과 아마존은 다음 달 1일 장이 끝난 뒤 실적을 공개한다. 다만, 시장에 짙어지고 있는 ‘M7 하락’ 그림자에 이들 기업마저 주가가 내려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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