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접근성도 좋고 어느 정도 시세차익도 기대할 만한 동네에요. 최근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지만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서울 전세에서 살다가 과천 아파트를 매매했습니다.” (과천 부림동 거주민 박모(35)씨)
30일 찾은 서울지하철 4호선 과천역 역세권 아파트로 꼽히는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과 ‘래미안 과천 센트럴스위트’, ‘과천 자이’ 단지 상가에 있는 공인중개사무소들은 평일 오후였지만, 상담하려는 손님들이 눈에 띄게 늘어 보였다. 해당 공인중개사무소들은 최근 문의가 늘었다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계약도 자주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과천역에서 도보로 3분가량 거리에 있는 8단지도 재건축을 앞두고 있었다. 근처 공인중개사무소에서 만난 A씨는 “최근 재건축 속도가 붙으면서 주변에서 언제쯤 입주가 예정인지, 가격이 얼마나 오를 것으로 보는지 묻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했다.
서울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경기도 과천이 가파른 상승세 보이며 서울 주요지역 가격을 넘어섰다.
3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과천시 아파트값이 1.55% 올라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인 1.51% 상회했다. 과천은 강남 등 서울 접근성이 좋고 녹지 비율이 80%를 넘기는 등 정주 요건이 좋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5년 이내 준공한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보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부림동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써밋’(2020년 12월 준공)은 지난 9일 전용 84㎡가 18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3월 같은 평수가 17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4개월 만에 1억8000만원이 올랐다. 별양동 ‘과천 자이’(2021년 11월 준공)도 지난 6일 전용 84㎡가 20억4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지난 1월 17억7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2억7000만원이 올랐다.
과천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인 중앙동 ‘과천 푸르지오 써밋’은 지난 5일 전용 84㎡가 21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5월 20억원대를 회복하면서 가격이 점차 오르다가 6월 21억원에 거래된 이후 한 달 뒤 21억8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 84㎡가 20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도 더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최근 분양한 ‘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는 일반 공급 453가구 모집에 10만3513건이 접수되면서 평균 경쟁률 228.5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해당 단지에서는 청약점수 만점(84점)을 기록한 통장이 2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 지역 거래량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경기도부동산포털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 거래는 1월, 2월 각각 32건, 33건에서 3월 48건, 4월 74건, 5월 104건, 6월 162건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과천 부림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고금리, 불경기가 계속되는 동안 시장 불확실성이 커서 거래가 없다가 4월 총선이 끝난 뒤부터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며 “강남과 거리가 가깝다 보니 강남 3구의 집값 상승세가 빠르게 번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천 내에서 큰 평수로 이동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외부 유입도 늘었다”고 했다.
서울 공급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과천 별양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거래가 뜸했던 시기 가격이 내려왔었는데 최근 거래가 늘면서 매물이 해소됐다”며 “여기에 신축 선호현상이 심해지고 서울 공급이 줄면서 대형 평수나 비싼 매물들도 다 소화됐다”고 했다.
과천 주공 8·9단지 통합 재건축도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매매뿐 아니라 전세 수요도 크게 늘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과천시는 과천8·9단지 재건축정비사업조합에 재건축분담금 부과기준 및 예정액을 통지하면서 예정액 ‘면제’라고 밝혔다. 두 단지 모두 용적률이 128%로 낮아 사업성이 좋은 단지로 평가받는다.
과천 부림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직 이주가 진행되진 않았지만 최근 재건축에 속도가 붙어 불확실성이 많이 해소되면서 투자 수요나 ‘몸테크’(노후 주택을 매입해 직접 살면서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시세차익을 얻는 재테크) 수요가 발생했다”며 “젊은 세대의 신축에 대한 선호가 최근 큰 만큼 최근 문의도 많이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