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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011070)이 로봇과 우주항공, 의료기기까지 미래사업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 사업으로 전장과 반도체 기판을 키우는 데 더해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선 것이다. 애플향 카메라모듈에 치우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확립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다음 달 초까지 모집하는 북미 연구개발(R&D) 우수인재 채용에서 모집 직무 중 대부분을 미래 사업으로 채웠다. 모집 대상은 북미 권역에 있는 대학교의 석·박사다. 기존 부품 기술력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고급 인력을 신사업에 배치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취지다.
직무별로 살펴보면 로봇과 우주항공, 의료기기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로보틱스 분야에선 △로봇 플랫폼 기구 설계 △로봇 및 관절형 로봇 제어기 설계와 제어 알고리즘 개발 등을 맡는다. 모듈부품 내 의료기기 분야에선 바이오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생체적합 소재와 가공, 피부삽입 부품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소재 사업에선 우주항공용 원자력 전지에 사용될 수 있는 열전 소재 신기술을 개발하는 인력을 뽑는다. 원자력전지는 방사성동위원소의 붕괴열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장치다. 태양, 바람 등 외부 동력원이 필요 없어 우주 환경에서의 안정적인 에너지원으로 주목 받고 있지만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자율주행 등을 비롯한 전장부품과 유리기판 사업에 쓰이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분야도 모집 공고에 포함됐다.
이는 LG이노텍이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 다각화를 위한 노력이다. LG이노텍 사업에서 스마트폰 카메라모듈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비중은 80%를 넘는다. 2분기 전체 매출 4조 5553억 원 중 3조 6803억 원이 광학솔루션 사업부에서 나왔다. 이중 대부분은 애플 아이폰에 공급되는 물량이다. 애플 실적이 좋지 않으면 LG이노텍도 실적 둔화를 겪을 수밖에 없는 사업 구조인 셈이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CEO)도 사업분야 다변화에 적극적이다. 그는 3월 주주총회에서 “휴머노이드 분야에서 제어기술 등 LG이노텍이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이 많다”며 “로봇 관련 선행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도심항공교퉁(UAM)과 우주 산업까지 원천 기술을 확대 적용할 수 있는 미래 사업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사업화가 이뤄진 전장사업과 반도체 기판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붙이고 있다. LG이노텍은 2030년까지 차량 센싱솔루션 부품 사업을 2조 원 규모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반적인 전장사업 매출도 5년 내 2배 이상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기판 사업에선 ‘꿈의 기판’으로 불리는 유리기판 사업 조직을 꾸리고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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