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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기업이 긴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 호황기에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의 반도체 지원 입법 논의는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요국이 경쟁적으로 지원 정책을 쏟아내는 반면 우리는 극한의 여야 대립 속에 반도체 지원·육성 법안이 국회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 “K반도체 걱정한다면 법안으로 밀어달라”
3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반도체 지원법 등 주요 경제법안은 아직 심사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K칩스법’으로 불리는 반도체 특별법과 국가기간전력망확충 특별법,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 등은 여야 정쟁에 발이 묶여 실질적인 논의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연장하는 K칩스법은 올해 일몰을 앞두고 있어서 우리 반도체 기업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세계 각국이 반도체 패권을 잡기 위해 파격적인 지원책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세제 혜택마저 받지 못할 처지인 것이다.
그사이 삼성전자 반도체는 올해 2분기 6조4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긴 불황을 뚫고 ‘반도체의 봄’을 알렸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가격 상승 등으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만 전체 영업이익 중 약 61.8%의 실적을 거뒀다.
산업계 안팎에선 이제는 정치권이 한국 경제의 젖줄인 반도체 산업을 정책적으로 밀어줄 때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 한 관계자는 “미국을 비롯한 경쟁 국가들이 천문학적인 직접 보조금을 뿌리며 지원하는데, 이제라도 K반도체를 걱정하는 정치인들이 법안으로 밀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공장 멈추게 생겼는데…반도체법 논의될 ‘정치적 틈’ 없어
당장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도 반도체 업계의 숙원 입법 과제다. 법안 통과 시 핵심 기간망 건설 기간을 30% 단축하고 비용 효율화가 기대되는데, 관련 법안은 여전히 표류 중이다. AI 시대에서 급격하게 커진 전력수요를 안정적으로 산업단지에 공급하기 위해선 관련 법안이 필수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약 622조원을 투입해 경기 평택·화성·용인 등에 조성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착공을 앞두고 있는데 정작 전기 부족으로 운용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다만 국회 상황을 보면 반도체 지원법이 들어설 ‘정치적 틈’이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1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민생회복지원금 법안(전 국민 25만원 지원법)’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 등 당론으로 채택된 법안을 우선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3일 열리는 8월 국회에서도 여권을 겨냥한 각종 특검법을 밀어붙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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