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프랑스가 체코 원전 수주에 실패한 후 한국에 ‘딴지’를 걸고 있다. EDF는 재협상 가능성을 열어뒀고, 프랑스 유명 싱크탱크는 체코 원전 사업을 가져간 ‘팀 코리아’를 저격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자로 인증과 재정 상태, 법적 리스크 등을 문제 삼았다.
31일 몬텔뉴스(Montel News) 등 외신에 따르면 뤽 르몽 EDF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체코 원전 건설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EDF는 앞서 체코 신규 원전 수주전에서 한수원이 이끈 ‘팀 코리아’에 패했다. 체코 정부는 팀 코리아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두코바니에 1200㎿ 이하 원전 2기를 우선 건설하고 테멜린 2기 구축에 대한 우선협상권도 준다. 내년 3월 최종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팀 코리아가 체코 사업을 가져갔지만 EDF는 포기하지 않았다. EDF는 체코 정부와 협상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었다. 르몽 CEO도 “체코 당국에 달려있다”며 협상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다.
팀 코리아에 흠집을 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유명 싱크탱크인 몽테뉴 연구소(Institut Montaigne)는 가격과 원자로 등 팀 코리아의 제안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한수원이 체코에 수출하려는 ‘APR1000’이 현지 규제 기관의 인증을 받지 못했다고도 주장했다. 인증 과정에서 수정과 보완이 필요할 경우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APR1000은 작년 3월 유럽사업자협회로부터 설계인증(EUR Certificate)을 취득했다. 체코 원전 건설을 위해 필요한 추가 인증은 없으나 프랑스는 한수원이 공급할 노형을 깎아내리려고 하고 있다.
한수원의 재정 건정성도 EDF보다 나쁘다고 봤다. 세계원자력산업현황보고서(WNISR)를 인용해 한수원의 모회사인 한국전력은 2022년까지 부채가 1490억 달러(약 206조원)에 달해 EDF의 두 배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의 소송 또한 문제 삼았다. 웨스팅하우스는 2022년 10월 한수원의 한국형 원자로 APR1400이 자사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돼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 수출이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소송을 냈다. 1심에서 패소해 항소심을 진행 중이며 중재 절차도 밟고 있다.
뤼도빅 뒤팽 프랑스원자력학회(SFEN) 정보국장은 “미국이 거부권을 발휘하고 웨스팅하우스가 법적 조치를 취하면 그 프로젝트(체코 원전 사업)에는 정말 의문이 제기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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