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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주요 CEO ‘검은 머리 외국인’ 전진배치 한 까닭?…’3세’ 신유열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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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루=김형수 기자] 롯데그룹의 리더십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최근 계열사 수장으로 ‘검은 머리 외국인’을 전진 배치하면서 변화의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롯데 3세’ 신유열 전무의 경영 행보와 맞물리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글로벌 핵심인재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업을 성공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중이 깊게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 등은 롯데그룹 내 대표적 해외파 수장으로 꼽힌다.

◇글로벌 경력 지닌 유통·제과·물류 수장…해외 사업 확대 속도

지난 2021년 시행된 정기 인사를 통해 롯데 유통군 신임 대표로 선임된 김 부회장은 미국 국적인 글로벌 유통전문가로 통한다. 김 부회장은 지난 1986년 미국 P&G에 입사해 한국 P&G 대표, 동남아시아 총괄사장, 미국P&G 신규사업 부사장 등을 지냈다. 이후 지난 2018년부터 홍콩 소매유통 대기업 DFI 리테일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 H&B 총괄대표 등을 역임한 전문 경영인이다.

김 부회장은 이같은 경력을 살려 동남아시아 유통 사업 확대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베트남에 오픈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대표적이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쇼핑몰·마트·호텔·아쿠아리움·영화관 등 롯데그룹의 다양한 콘텐츠를 한 데 모은 초대형 상업 복합단지다. 이어 이달 초 롯데마트하노이센터점을 그로서리 전문매장으로 리뉴얼 오픈하는 등 베트남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롯데웰푸드의 지휘봉을 잡은 이창엽 대표도 미국 국적이다. 이 대표는 역시 글로벌 기업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지난 1993년 한국P&G를 시작으로 허쉬(Hershey) 한국 법인장, 한국코카콜라 대표 등을 지냈다. LG생활건강 미국 자회사 더 에이본 컴퍼니(The Avon Company)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북미 사업을 이끈 경험도 갖추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로 통하는 이 대표의 지휘 아래 해외 생산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인도 자회사 롯데 인디아(LOTTE India) 첸나이 공장에 약 300억원을 투자해 초코파이 생산라인을 증설한 데 이어 내년 중반 완공을 목표로 롯데 인디아 하리아나 공장에 빼빼로 첫 해외 생산 거점을 건설하고 있다. 롯데 인디아와 하브모어 등 인도 자회사 2곳을 합병해 인도 통합 법인을 출범시키고 현지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본보 2024년 7월 30일 참고 롯데웰푸드, 인도 자회사 2곳 흡수합병…'롯데 인디아'로>

지난 2월 롯데글로벌로지스 경영 전면에 나선 강병구 대표도 굵직한 해외 커리어를 보유하고 있다. 강 대표는 미국 탬파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플로리다 메트로폴리탄대학교에서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을 마쳤다. 지난 1998년 미국 UPS에 입사해 10여년간 물류 업무를 수행했다. 삼성SDS를 거쳐 지난 2016년부터 약 1년반 동안 아시아인 최초로 UPS 본사 부사장 역할을 수행했다. 



강 대표는 롯데글로벌로지스 물류 혁신, 글로벌 영토 확장 등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로봇 및 인공지능(AI) 기반 물류 자동화 기업 메그비 테크놀로지(Megvii Technology Limited)와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했다. 스마트 물류 솔루션에 대한 사업실증(PoC), 로봇 제어 인공지능 프로젝트 진행, 물류 자동화 기술발전과 국내 시장 확대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어 지난 4월 글로벌 3위 해운사 프랑스 CMA CGM과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맺었다. 미주, 유럽 및 아시아를 포함한 포괄적 서비스 협력 등에 힘을 합치기로 했다. 

◇VCM서 해외 사업 확대 강조한 신 회장…신 전무도 참석

신 회장이 거듭 강조하고 있는 해외 사업 경쟁력 제고, 글로벌 영토 확장에 이들 대표가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신 회장은 지난 19일 개최된 롯데 2024년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글로벌 사업에서의 안정적 수익 창출 △미래 성장을 위한 고부가 사업 확대 △기존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 △재무 건전성 관리 강화 등을 하반기 경영 방침으로 제시했다.

이번 하반기 VCM을 계기로 이들 대표가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3세 신유열 전무와 손발을 맞춰 롯데 신성장 동력 발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 전무는 롯데지주 대표, 사업군 총괄 대표, 계열사 대표 등 80여명과 함께 하반기 VCM에 참석해 향후 경영 전략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해외파인 신 전무의 경영 키워드는 글로벌이다. 2020년 일본 ㈜롯데에 부장으로 입사하며 롯데그룹에 발을 들였던 그는 현재 미래성장실장으로 그룹 신사업을 비롯한 주요 현안을 총괄하고 있다. ‘글로벌 롯데’를 향해 글로벌 감각을 가졌지만 현장에서의 전투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이들 ‘해외통’ 대표들과의 호흡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신 전무는 최근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롯데그룹 VCM(옛 사장단 회의)에 참석했고 아버지 신 회장과 함께 지난해 베르나르 아르노 LVMH 총괄회장 방한 행사,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개관식 등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에는 미래성장실장을 맡아 전무로 승진한 데 이어 지난달 일본 롯데홀딩스 사내 이사로 선임되며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했다. 지난 1월 미국, 지난달 독일 등을 차례로 방문하며 글로벌 경영을 펼치고 있다. 롯데이노베이트 자회사 이브이시스(EVSIS) 일본 전기차 충전 시장 진출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며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했다.<본보 2024년 7월 26일 참고 [단독] 롯데, 日 전기차 충전사업 진출…롯데家 3세 신유열 强드라이브> 

신 회장은 올해 하반기 VCM에서 “미래를 위해 혁신하지 않는 기업은 결국 선도 지위를 잃어버리게 된다”면서 “CEO들은 회사 경영에 무한 책임을 져야하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인 자세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구루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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