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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대신 구글 택한 애플…AI 칩 시장 판도 요동치나 [biz-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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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대신 구글 택한 애플…AI 칩 시장 판도 요동치나 [biz-플러스]
구글이 TPU 4세대 칩을 기반으로 제작한 슈퍼컴퓨터 ‘팜(PaLM)’. 사진 제공=구글

애플이 자사 인공지능(AI) 시스템의 기초가 되는 학습 모델로 구글이 설계한 프로세서를 택하면서 전 세계 AI 산업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엔비디아 독주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빅테크들의 연합군 형성과 신제품 개발에도 속도가 붙었다.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구축된 TSMC와 SK하이닉스(000660) 위주의 공급망 판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3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29일(현지 시간) 공개한 ‘애플 인텔리전스 파운데이션 언어 모델(AFM)’ 논문에서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반이 되는 AFM 온디바이스(기기 자체에서 구동)와 AFM 서버 모델을 ‘클라우드 텐서프로세서유닛(TPU) 클러스터’에서 학습시켰다고 언급했다.

엔비디아 대신 구글 택한 애플…AI 칩 시장 판도 요동치나 [biz-플러스]

TPU는 구글이 자체 설계한 AI 반도체 칩이다. 애플이 직접적인 기업명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최첨단 AI 훈련 과정에서 구글과 협력한다는 사실을 밝힌 셈이다. 현재 챗GPT의 개발사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앤스로픽 등 거대 AI 모델을 훈련 중인 빅테크들은 대부분 엔비디아의 가속기를 활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엔비디아 AI 가속기 중심의 공급망을 해체하고 ‘새판 짜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빅테크들은 현재 한 대당 기본 5000만 원이 넘어가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원활하게 작동하는 AI용 서버를 구축하려면 최소 수백 대에서 수천 대의 AI 가속기를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비용 문제가 만만찮다. 그나마도 엔비디아가 AI 가속기 시장의 90% 이상을 확보한 독점 구도가 지속되면서 물량 확보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반(反)엔비디아’ 빅테크들의 합종연횡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앞서 미국의 주요 정보기술(IT) 기업 8곳(구글·MS·메타·인텔·AMD·브로드컴·시스코·HP엔터프라이즈)이 올 5월 결성한 ‘울트라 가속기 링크(UA링크)’가 대표적인 예다. UA링크는 엔비디아의 AI 전용 통신 규격 ‘NV링크’에 대항하는 새로운 AI 가속기 표준을 3분기 내에 정할 계획이다. MS가 자체 설계한 AI 반도체 ‘마이아 100’을 인텔의 1.8㎚(나노미터·10억분의 1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로 양산하겠다고 밝히고 메타가 차세대 AI 반도체 MTIA와 AI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공개하는 등 개별 기업 차원의 움직임 역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성형 AI 시장의 양대 축인 구글과 MS,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라이벌인 인텔과 AMD가 엔비디아 견제를 위해 손을 맞잡은 것”이라며 “엔비디아 견제를 위해 빅테크들이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가속기 생산과 공급망 구도도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 현재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는 SK하이닉스가, 생산은 TSMC가 도맡고 있다. HBM 일부 물량을 마이크론과 삼성전자(005930)가 공급하는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공급망 독점 상태다. TPU의 생산과 HBM 패키징을 TSMC가 맡고 있다고는 하나 구글과 삼성전자의 오랜 협력 관계 등을 감안하면 애플과 구글의 협력 관계가 구체화될 경우 AI 메모리 공급 면에서 삼성전자가 지금보다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 현재 삼성전자에서 범용인공지능(AGI) 반도체 개발을 이끌고 있는 우동혁 부사장은 구글의 TPU 플랫폼을 초기 설계한 인물이기도 하다.

앞서 송태중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개발팀장(상무)은 올 6월 파운드리 포럼에서 UA링크와 관련해 “AI 가속기의 입출력을 표준화하려는 시도는 매우 흥미롭다”며 “삼성전자도 지원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UA링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HBM 공급과 소프트웨어 개발, 칩 위탁 생산 등 다방면에서 소속 빅테크들과 협업하고 있다.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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