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T 중심 사업구조… 베테랑 대거 영입
경쟁사 대비 작은 몸집…업계 18위 수준
MTS 경쟁 고도화로 경쟁력 확보 문제도
내달 출범을 앞둔 우리투자증권이 업계 내 ‘메기’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10년 내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입을 언급하는 등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작은 자본규모와 추가 인가 여부 등 넘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는 진단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을 합병한 ‘우리투자증권’이 내달 1일 정식 출범한다. 우리금융지주가 지난 2014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농협금융지주에 매각한 지 약 10년 만의 증권업 재진출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기존 발행어음과 부동산에 집중된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기업금융(IB), 세일즈앤트레이딩(S&T), 리테일 등 증권사 본연의 사업 구조를 완성하고 대형 증권사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확보하겠단 계획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 업계 내 베테랑이라고 불리는 인물들을 적극 영입하면서 출범 초기부터 이목을 끌었다.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IB부문과 S&T 부문은 미래에셋증권 출신인 양완규 IB 총괄 부사장와 한국투자증권 출신 박기웅 S&T부문 부사장을 내세웠다.
이외에도 IBK투자증권 출신 이위환 리스크관리본부장, 다올투자증권 출신 김종구 IT본부장, 미래에셋증권 출신 박현주 캐피털마켓(CM) 전무, 홍순만 인사본부장 등도 우리투자증권에 합류한 상황이다.
남기천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금융그룹 위상에 맞는 증권사가 되려면 톱10은 돼야 한다”며 “빠르면 5년, 늦어도 10년 안에 업계 10위권 및 초대형 IB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우리투자증권이 IB·리테일 부문 등에서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작은 체급과 아직 마련되지 않은 인프라 등이 선결과제로 꼽히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자기자본투자(PI)·주식자본시장(ECM)·부채자본시장(DCM) 등 전통적인 IB 업무의 경우 자본력이 있는 대형사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증권사 자체의 자기자본 투입을 통한 수익성 확보가 손쉬울 뿐 아니라 IB 업무 관련 수요자 입장에서 자본력과 규모에서 우위에 있는 대형사에 대한 선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우리투자증권은 자기자본 약 1조1500억원, 고객(예탁)자산 10조8000억원 수준의 업계 18위(자기자본 기준) 수준이다. KB증권·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보유한 증권사들이 모두 자기자본 5조원대의 초대형사인 것과는 격차가 좀 있는 셈이다.
빠르게 몸집을 불리기 위해서는 우리금융지주의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추가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태다. 하지만 우리금융이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도 준비하고 있어 단기간 내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다.
리테일 부문에서도 아직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신인 포스증권의 경우 펀드 투자중개업, 투자매매업 인가만 획득한 상태이기 때문에 일반 주식위탁매매 업무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인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하반기 우리금융그룹의 슈퍼앱 ‘뉴원(NEW WON)’과 포스증권 펀드슈퍼마켓 기반의 새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MTS 경쟁이 기존 증권사는 물론 토스 등 핀테크 기업까지 참전하면서 점점 고도화되는 양상을 보이는 점도 어려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주요 은행지주들이 비은행권 강화를 위해 증권사를 지원하고 나서고 있는 상황으로 우리금융지주에서 얼마나 서포트를 해줄지가 성장속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 증권사들과 대등한 입장으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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