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30년 가까이 투자를 지속해온 베트남 하노이의 한국형 신도시 ‘스타레이크시티’는 1990년대 외환위기와 200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다시 경제위기의 기로에 섰지만 정 회장이 뚝심 있게 밀고 나가면서 건설업계도 주목하는 대표 사업이다.
━
우여곡절 겪은 적자사업, 미래 사업성에 베팅
━
스타레이크시티는 하노이 시청으로부터 북서쪽 약 8㎞ 떨어진 서호 서쪽 일대 186만6000㎡ 부지에 조성하는 한국형 신도시다. 총사업비 약 30억달러(4조1745억원)를 투자한 대형 프로젝트로 사업 기간은 2006~2062년이다. 삼성전자 연구·개발(R&D) 센터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이 입주했거나 입주를 계획하고 있어 베트남 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스타레이크시티는 2014년 1단계 사업, 2019년 2단계 사업을 착공해 현재 2단계 부지 보상과 인프라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이전부터 사업 구상이 이뤄졌다. 1996년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베트남 정부에 제안하며 시작된 사업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여파로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이후 건설경기 흐름이 바뀌며 사업이 안정화돼 대우건설은 2006년 베트남 정부의 투자 허가를 승인 받았지만 다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사업 무산의 위기에도 대우건설은 대규모 적자를 감수하며 투자를 단행, 2010년 6월 토지 보상에 착수했다. 2016년에는 1단계 토지 인수를 마쳤다. 이후 ▲2017년 6월~2019년 6월 1~4차 빌라 준공(1단계) ▲2020년 10월 아파트 603가구 준공 ▲2021년 5월 5차 빌라 준공(2단계) 등도 성공시켰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7월 1차 빌라 단지를 시작으로 2017년 1월 2차 빌라 분양, 같은 해 7월 3차 빌라 분양, 2018년 6월 4차 빌라 분양을 실시해 성공리에 마쳤다. 2018년 9월에는 아파트 분양을 시작해 2020년 10월 준공 후 입주를 진행 중이다. 일부 상업·호텔 용지의 매각을 완료하고 잔여 용지의 매각과 공동개발, 자체개발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대우건설 관계자는 “정확한 적자 규모를 밝힐 수는 없지만 미래 사업성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스타레이크시티 투자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타레이크시티 사업은 정원주 회장의 의지와 함께 더 구체화됐다”며 “현지 상류층도 반한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며 K-신도시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
56년 동안 4.1조 투입
━
스타레이크시티 사업의 성공은 베트남 정부와의 신뢰 구축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조달·시공·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을 대우건설이 100% 단독 수행하고 종속회사 THT 디벨롭먼트가 사업주체이자 현지법인으로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베트남 정부는 기존 도심의 정부부처를 스타레이크시티 사업지로 이전하는 마스터플랜을 승인해 대우건설의 투자가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35년까지 13개 중앙부처가 순차 이전하면 대한민국의 세종특별자치시와 같은 행정복합도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스타레이크시티 성공을 계기로 베트남에서 추가 사업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를 위해 2022년 6월부터 여러차례 베트남을 방문해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주요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데 힘썼다.
정 회장은 최근 한덕수 국무총리의 초청으로 방한한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를 예방하면서 현지 사업 확대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 회장은 “스타레이크시티 사업이 한국 기업의 현지 투자를 선도하는 플랫폼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일부 정부기관의 사업부지 이전사업에도 높은 관심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이어 “대우건설은 베트남의 대도시뿐 아니라 지방에서 추가로 투자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지역 균형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베트남 유수의 건설업체와 협업해 해외 동반 진출을 추진하고 현지 인력의 고용창출과 경제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