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이 불투명해지면서 증권사의 신사업으로 떠오른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증권사들은 금투세 도입 시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로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홍보했으나 금투세 폐지 가능성이 커지면서 서비스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등이 현재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교보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도 사업성을 검토 중이다.
다이렉트 인덱싱은 개인이 원하는 종목을 넣거나 빼서 맞춤형 지수(인덱스)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다. 고객이 직접 지수를 만들어 투자하는 초개인화 된 포트폴리오 투자 서비스다. ETF(상장지수펀드)와 펀드의 경우 집합투자증권에 포함돼 투자자 개별 맞춤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착안해 개인화에 초점을 맞췄다.
당초 증권사들은 오는 2025년 금투세 도입과 함께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에 고객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투세는 금융투자 상품을 통해 얻은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 과세하는 방식인 손익 통산의 내용이 담겨 있다. 주식과 펀드, 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얻은 수익이 연간 5000만원을 넘으면 수익의 20∼25%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방안이다. 다이렉트 인덱싱을 활용할 경우 커스터마이징으로 손실을 본 종목들만을 골라 매도할 수 있게 돼 통산되는 손익 규모가 줄어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을 공략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반발과 정부 여당의 반대로 금투세 도입 멀어지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금투세 폐지 등 세제 개편 방침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리 자본시장은 1400만 개인 투자자와 그 가족들까지 밀접하게 연결됐다”며 “자본시장이 제대로 평가받아야 기업에 투자한 국민들이 기업의 성장에 따라 늘어난 수익을 더 많이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투세 도입에 진통이 이어지는 가운데 운용업계에서는 AI(인공지능)를 통한 ETF 활성화 방안 등을 고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는 최근 AI를 통해 개인이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조언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 프로그램 등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델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고객에 적합한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가이드 역할을 해주는 개념으로 현재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있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다이렉트 인덱싱은 초개인화된 맞춤형 ETF라는 점에서 흥미를 끌 수 있으나 ETF를 뛰어넘을 간편성이 꼭 필요하다”며 “금투세 도입이 멀어진 가운데 이미 시장엔 투자자 니즈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상품이 존재하는 점을 인지해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를 내놓은 증권사들과 운용사들은 좀 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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