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C.P.W.S(문화·플랫폼·건강·지속가능성)’에 20조원을 투자하는 전략으로 ‘2030 월드베스트 CJ’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선다. 월드베스트 CJ는 오는 2030년까지 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된다는 목표를 담은 비전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이 공 들이는 분야는 문화 사업이다. 이 분야에만 12조원을 투자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특히 2조원 규모 문화관광사업인 K-컬처밸리가 대표적이다.
K-컬처밸리는 CJ가 경기 고양 일산동구 장항동 일대 약 33만㎡ 부지에 K-콘텐츠 전문 시설(공연장·테마파크·스튜디오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조성이 완료되면 10년간 약 30조원의 경제 파급 효과, 약 20만명의 일자리 창출 등이 기대돼 지역 주민 호응도 높은 편이다. 현재 경기도가 사업을 공영개발로 바꾸겠다며 제동을 건 상황이지만, CJ그룹은 여전히 프로젝트 개발 완수 의지를 경기도 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 기업으로 시작한 CJ그룹은 외식·미디어·물류까지 확장하며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올라섰다. 이 같은 외연 확장은 CJ그룹 맏형 격인 CJ제일제당이 앞에서 끌고, 물류 사업을 맡고 있는 CJ대한통운이 뒤에서 밀며 가능해졌다.
먼저 CJ제일제당은 7대 글로벌전략제품(만두·치킨·P-Rice·K-소스·김치·김·롤)을 앞세워 북미를 포함한 유럽과 호주 등에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에 지난해 4분기 식품 부문 해외 매출(1조3866억원)이 분기 기준 처음으로 국내 매출(1조3800억원)을 앞지르는 성과를 거뒀다. 비비고 만두가 북미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고 CJ제일제당이 2019년에 인수한 슈완스의 피자 브랜드 ‘레드바론’도 1등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냉동 치킨과 가공밥 매출 역시 전년 대비 각각 19%, 15% 늘었다.
CJ제일제당이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안 CJ대한통운은 도로를 누비며 CJ그룹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다. 앞서 CJ그룹은 지난 2011년 대한통운을 인수한 뒤 2013년 CJ대한통운과 CJ GLS를 통합했다. CJ대한통운의 출범 첫해 매출·영업 이익은 각각 3조7950억원, 642억원이었으나 지난해 기준 매출 11조7669억원, 영업이익 4802억원 규모로 커졌다.
올해 그룹 내 성과는 이 회장이 온리원(ONLYONE) 재건을 강조한 이후 나온 성적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온리원이란, 모든 면에서 최초·최고·차별화를 추구할 것을 강조하는 CJ 기업 철학이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CJ인재원에서 “그룹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온리원 정신을 되새기는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맞손을 잡고 ‘사촌 동맹’을 본격화하기도 했다. 유통·식품·문화 등 접점이 많은 산업에서 서로 협업해 성장성을 높이기 위해 승부수를 택한 것이다. 이에 CJ대한통운은 오는 1일부터 신세계 전자상거래 플랫폼 G마켓 익일 배송서비스 ‘스마일배송’ 택배 배송을 전담하고 앞으로 SSG닷컴 쓱배송과 새벽배송 물량도 상당 부분 담당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이 이번 협업으로 연간 매출이 30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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