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나눔재단은 최근 ‘만우미래재단’과 ‘만우조홍제재단’ 등 두 개의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했다.
만우는 효성그룹 창업주인 고 조홍제 회장의 아호다. 조홍제 회장은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과 조희경 이사장,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전 고문의 할아버지다.
한국타이어나눔재단은 1990년 한국타이어에서 30억원을 출자해 설립된 곳이다. 조현범 회장의 누나인 조희경 씨가 2018년부터 이사장에 선임돼 재단을 이끌어가고 있다.
재단 측은 2022년 경영권 분쟁을 이유로 한국타이어로부터 지원이 끊기자 사명 변경을 고려한 바 있다. 한국타이어와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창업주의 정신과 헤리티지를 계승한다는 의미를 담기 위해 고 조홍제 회장의 아호를 넣은 사명을 검토했었고 최근 출원을 마쳤다. 고 조홍제 회장도 공익사업에 힘을 쏟았고 아버지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도 이같은 정신을 이어받아 재단을 설립했다.
다만 재단 측은 한국타이어 측으로부터 받은 사명변경 소송 때문에 출원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4월 30일 ‘한국타이어’ 명칭 사용 금지 내용증명을 재단에 전달한 데 이어 지난달 3일 재단의 명칭 사용금지 등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사업비 지원을 중단한지 오래됐고 한국타이어의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재단은 몇년 전 검토했던 명칭을 단순히 출원했을 뿐 ‘한국타이어’ 사명을 고수하기 위해 소송에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재단 이사진들은 명칭 변경이 부당하다고 보고 이에 대한 답변서를 법원에 제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재단은 지난 34년간 사회적 책임을 통해 사회·환경·지배구조(ESG) 평가 등 한국타이어의 기업가치 제고에 큰 역할을 했지만 사적 감정으로 인한 사명 변경 요청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소송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경우 남매간 다툼에 다시 불꽃이 튈 여지가 있다. 한국앤컴퍼니 오너 일가의 갈등의 골은 지난해부터 깊어져 갔다. 조희경 이사장은 조현식 고문이 지난해 경영권 확보를 위한 주식 공개매수에 나설 당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제대로 된 경영자가 회사를 경영하는 것이 옳다”며 반(反) 조현범 회장 측에 섰다. 이어 그는 “부친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한정후견 개시 심판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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