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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졸업한 외아들, 피 흘리며 경비실 갔는데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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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윤미 조유리 기자 = “얘가 겁이 나서 경비실 쪽으로 갔는데 아무도 없었다”

30일 오후 서울 은평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만난 ‘일본도 살인’ 사건 피해자 아버지는 취재진에게 울분을 토했다.

아들 김 모 씨(43)는 전날 오후 11시24분쯤 은평구 아파트 정문 앞 인도에서 담배를 피우던 중 같은 동에 거주하는 30대 남성 A 씨가 휘두른 길이 120㎝ 일본도에 찔려 병원 후송 중에 숨졌다.

아버지는 김 씨가 공격을 당하고 도움을 청하기 위해 피를 흘리며 주차장 앞 경비실로 걸어갔는데 당시 경비실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 흘리고 죽을 지경인데 얼마나 급했으면 본인 휴대전화로 119를 눌렀겠냐”며 “119가 도착하기까지 30분 동안 너무 많은 피를 흘렸다”고 덧붙였다.

아버지에게 김 씨는 하나뿐인 자식이었다. 서울 소재 명문대를 졸업하고 국내 유수 기업에 다니며 원만한 사회생활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젊은 놈이 (이렇게 죽는 것이) 말이 되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아버지는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이내 빈소로 들어갔다.

김 씨는 슬하 두 아들에게 다정한 아버지였다고 한다. 김 씨 아내 측 유족은 “주말에 아이들 데리고 놀러도 많이 다녔다”고 말했다.

김 씨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밖에 나와 흡연하던 중에 참변을 당했다. 사인은 다발성 열상(피부가 찢어져서 생긴 상처)에 따른 과다 출혈, 그로 인한 저혈압 쇼크로 추정된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를 수사 중이다. 특히 A 씨가 당시 흡연 중이던 김 씨에게 다가가 돌발 발언을 했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김 씨가 신고하려 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이날 오전 사건 현장을 직접 취재한 결과 곳곳에 혈흔이 남아 있었다. 주민들은 범행 장소부터 주차장 옆 경비실까지 피가 흥건했다고 입을 모았다. A 씨 거주지 1층 공동 현관문과 승강기 층 버튼에서도 붉은 자국이 발견됐다.

주민들에 따르면 A 씨는 키 175㎝의 마른 체형으로 헬스장에서 자주 운동했다. 국내 모 대기업에 다녔다가 얼마 전 퇴사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A 씨와 김 씨는 같은 동에 거주하는 이웃이지만 평소 일면식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범행 직후 집으로 도주했으나 경찰은 1시간 만에 그를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그는 올 초 관할 경찰서로부터 도검소지 허가증을 ‘장식용 도검’이란 명목으로 발급받아 일본도를 소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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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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