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티몬·위메프)’가 기업회생을 신청하는 등 정산·환불 지연 사태가 일파만파 번지면서 관련 부처 역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공정 당국은 제도 미비 지적에 고개를 숙이며 법적 제재 재검토에 착수했고 티메프와 다양한 사업을 벌여 온 부처들도 과거 예산 집행 내역을 들춰 보며 혹여 불똥이 튈까 경계하는 분위기다.
30일 아주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해양수산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은 티메프에 건넨 예산 중 일부가 농수산물 판매자에게 전달되지 않은 미정산 문제 발생을 인지하고 현황을 파악 중이다.
해수부는 수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수산대전’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손잡고 소비자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수산물을 공급하는 사업인데 티메프 입점 업체 140여곳이 지난달 할인 지원 예산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약 1억2000만원가량이 판매 업체에 전달되지 않았다.
해수부 관계자는 “할인 지원 예산이 지급되기까지 통상 60~80일이 소요된다. 6월분 지급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올 1~5월의 지급 여부를 확인한 결과 총 7억6500만원 가량이 집행됐다”고 설명했다.
티메프와 농산물 할인 지원 사업을 진행했던 농림축산식품부도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축산물 물가가 안정되면서 지원 사업을 중단했지만 일부 미정산 금액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지급 상황을 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위메프를 통해 판매자에게 어떻게 지급되고 있는지 평소보다 더 자세히 들여다 볼 것”이라며 “다만 현재 사태가 복잡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답했다.
향후 할인 지원 사업이 오프라인 위주로 전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농식품부의 경우 할인 사업의 오프라인 편중이 심하다는 비판에 온라인 비중을 확대됐지만 이번 사태로 다시 종전처럼 회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관계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를 통해 티메프 사태에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회생 관련해서는 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며 “TF를 통해 대응 중이며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 대책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 당국은 난감해졌다. 티메프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상품 판매자가 아니라 법적 제재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었으나 태세 전환이 감지된다. 검찰 수사까지 시작된 마당에 뒷짐을 지고 있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질의에서 “금융감독원과 함께 위법 사항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필요 시 수사 의뢰를 추진할 것”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책 마련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정산대금 유용 문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며 제도 미비에 대해 사과한 뒤 “제도 개선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환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집단조정분쟁, 소송지원 등에 나설 것”이라며 “입점 업체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단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부처에서 단발성으로 진행할 수 없고 재발 방지 대책도 만들어야 하는 해 관계 부처 합동 TF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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