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A씨는 폭염이 한창이던 7월 말 집에서 샤브샤브를 가족과 즐겼다. 문제는 더운 날씨에 에어컨이 좀처럼 시원하지 않은 것. A씨는 “설정온도를 18도까지 내렸지만 조금도 시원하지 않았다. 에어컨을 교체할 때가 됐나보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에어컨 성능에 불만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원인은 처음 구매할 때부터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에어컨 전문가로 10년 이상 활동하고 있는 B씨는 “노후화로 인한 성능 감소나 고장도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에어컨이 충분히 안 시원하다고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에어컨을 잘못 선택했기 때문이다. 필요한 용량보다 낮은 용량의 제품을 구매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성능보다 예산에 집중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고 B씨는 지적했다.
그는 “보통 물건을 살 때는 용도에 맞춰 구매하지 않나. 하지만 에어컨은 가격이 비싸다보니 필요한 용량에 맞추지 않고 예산에 맞추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샤브샤브처럼 계속 가스불을 켜 놓는 경우, 에어컨은 더 많은 열을 식혀야 하고 결과적으로 냉방 용량을 초과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냉방용량을 냉방 가능한 면적으로 환원시켜 이해하면 쉽다.
B씨는 “샤브샤브를 만들 때 가스 버너(부루스타)를 사용했다면 이는 최소 10평의 용량을 갉아 먹는다. 증발하면서 늘어난 공기 중 수분도 있다. 보통 가정집 거실에는 18평 짜리 에어컨을 설치하는데, 샤브샤브를 만들 때에도 평소와 같은 냉기를 느끼고 싶다면 28평형 에어컨이 설치됐어야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식당, 클럽, 대중교통도 대용량 에어컨을 고려해야 하는 케이스다.
B씨는 “끊임없이 불을 쓰는 식당은 그래서 아주 대용량의 에어컨을 설치해야 한다. 사람도 열을 방출한다.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도 1평의 열을 내고, 뜨거운 음식을 먹는 사람은 더 많은 열을 낸다. 따라서 사람들이 서 있는 지하철이나 활동량이 많은 클럽 등에서는 아주 큰 용량의 에어컨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객이 에어컨 관련 지식이 부족한 점을 노린 사기가 기승한다며 B씨는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저용량 에어컨이면 당연히 폭염에 성능이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고객이 모른다는 점을 악용해 냉매 추가가 필요하다고 설득해 사기를 치는 사례가 최근에도 접수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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