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상반기 금융지주들이 ‘역대급’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난 데다 기업대출마저 가파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상반기 순이익 총합은 11조10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10조8882억원 대비 2%(2187억원) 증가한 수치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지주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이 2조77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1위를 달렸다. 이어 신한금융(2조7470억원), 하나금융(2조687억원), 우리금융(1조7554억원), 농협금융(1조7538억원) 순이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이 호실적을 거둔 데에는 고금리 시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잔액이 크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18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12조2397억원으로 집계돼 전월 말 대비 3조6118억원 증가했다. 은행권이 금리를 여러차례 인상하고 있음에도 물밀듯이 밀려오는 주택담보대출 수요를 막긴 역부족이다.
게다가 당국이 가계대출 증가폭을 제한하고자 은행권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이에 덩달아 은행들은 수익을 늘리고자 기업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은행권의 기업금융 경쟁에 힘입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2분기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71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686조7000억원과 견줘 28조원 증가한 수치다.
잔액 기준으로는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규모가 가장 컸다.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2분기 기준 182조9370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이 180조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신한은행(176조5829억원), 하나은행(175조1820억원) 순이다.
국민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에서 기업대출의 성장폭이 가계대출을 상회했다. 국민은행은 상반기 기업대출이 2.7% 증가하는 동안 가계대출은 3% 증가했다.
이에 반해 신한은행의 경우 기업대출이 9.9% 증가할 때 가계대출은 2.1%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나은행 역시 기업대출은 8.1% 증가했느며, 가계대출은 3.6% 성장에 머물렀다. 우리은행도 각각 7.3%, 0.3% 증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금융에는 당국의 제한이 없는 만큼, 당분간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가 인하되기 전까진 기업금융이 실적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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