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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달 2일 “고물가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유) 가격을 올리는 것과 소비는 반대이니 낙농산업과 국민들 모두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협의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겉으로는 소비 감소 가능성을 얘기했지만 사실상 우유값을 올리지 마라는 압박을 한 셈이다.
두 달 여 만인 이달 30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생산자와 유업계 사이의 원유 가격 협상 결과 흰 우유 원료인 음용유(마시는 우유)용 원유값이 지난해와 같은 ℓ당 1084원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치즈와 분유 등 가공 유제품에 사용하는 가공유 원유 가격은 ℓ당 882원으로 전년보다 5원 인하됐다.
이번 가격이 다음달 1일부터 적용됨에 따라 농식품부는 서울우유와 매일, 남양 등 유업체가 흰우유 가격을 동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흰우유 가격이 동결되면 카페라떼와 같은 라떼 음료 가격 인상 요인도 사라진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생산비 상승 상황에서도 가격이 최초로 동결된 것”이라며 “소위 밀크플레이션으로 지칭되는 우유 관련 가공 식품 가격 인상 우려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정부의 팔 비틀기에 생산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게 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생산자 측은 우유 소비 감소와 멸균유 수입 증가, 사료비 상승에 농가 부채 증가를 이유로 ℓ당 최대 26원 인상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유업계도 아쉬워하는 모양새다. 유업체 한 관계자는 “가격 인상 요인이 여전히 있지만 원윳값이 동결된 데다 정부가 밀크플레이션 우려가 없을 것이라고 사실상 못 박아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 대책도 발표했다. 정부는 저비용 원유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유제품 생산·유통 비용을 낮춰 지난해 44.8% 수준이던 유제품 자급률을 48%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송 장관은 “소비자가 합리적인 가격에 국산 유제품을 소비할 수 있도록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국산 원유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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