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에 나섰다. 정부가 가계대출 속도 조절에 나서자 대출 갈아타기 정책 효과를 톡톡히 봤던 인터넷전문은행도 금리 인상에 동참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날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를 상품별로 최대 0.1%포인트 올렸다. 케이뱅크는 9일과 23일에도 주담대 금리를 올렸는데 이달에만 세 번째 인상이다.
카카오뱅크은 앞서 지난 26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포인트 올렸다. 5대 은행도 이달 들어 한 두차례에 걸쳐 0.2∼0.3%포인트 안팎 대출금리를 일제히 올렸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시중은행은 잇달아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이 이달 초 주담대 금리를 가장 먼저 0.2%포인트 상향했고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24일 일제히 0.2%포인트 인상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지난 29일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 추가 인상했다.
은행권이 대출 조이기에 돌입한 이유는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 25일 기준 557조4116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 552조1526억원을 기록했던 주담대 잔액이 한 달도 되지 않아 5조2600억원 가까이 급증한 셈이다.
5조원대 주담대 증가세는 지난 5월 이후 3개월째다. 상반기에만 22조2604억원 늘어난 주담대 잔액은 4월 4조3433억원, 5월 5조3157억원, 6월 5조8467억원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가계 대출 증가세의 요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보다 0.30% 올라 18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지난 2018년 9월 둘째 주 이후 5년 10개월여 만의 최대치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 폭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내에서 관리하면서 은행의 대출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 시행 단계에서 은행권이 충실하게 제도를 적용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는 9월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전까지 주담대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고금리 속에 신용대출은 감소했으나 집값 상승 추세에 주담대는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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