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0일 ‘남녀평등권법령’ 공포 78주년을 맞아 여성의 역할을 부각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의 고귀한 가르치심 여성들은 국가사회 발전의 힘 있는 역량이다’라는 2면 기사에서 여성을 “혁명의 한쪽 수레바퀴를 떠밀고 나가는 힘 있는 역량”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주체적 여성운동의 최전성기를 펼치고 여성들을 참다운 여성혁명가, 견실한 애국자들로 더욱 억세게 키우는 것”이 김 위원장의 “확고부동한 의지”라며 여성의 역할 확대에 힘써온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주문했다.
북한은 6·25전쟁 직후인 1946년 7월 30일 여성이 국가, 경제, 문화, 사회 등 모든 영역에서 남성과 평등권을 가진다는 내용의 남녀평등권법령을 제정, 공포했다. 이는 주민의 지지를 끌어내고, 여성의 사회적 참여를 장려해 부족한 노동력을 충원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정은 정권에서 최선희 외무상과 의전을 총괄하는 현송월 등 여성의 고위직 진출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최근에는 노동당 전문부서인 근로단체부 부장으로 김정순 전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위원장을 임명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말에는 11년 만에 제5차 전국 어머니 대회가 개최됐으며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 직접 이틀 연속 참석해 여성과 어머니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러한 동향과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당국이) 여성들에게 경제 건설, 애국 충성, 자녀 교양 등 다방면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며 “북한 체제 내부, 특히 젊은 청년들의 이탈 현상의 책임이 과거 국가의 역할이었다면 최근에는 어머니, 여성이라든지 가정의 역할로 전가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해석했다.
다만 북한 사회 전반엔 아직 여성 차별적 인식이 만연한 것으로 보인다.
통일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정치적, 공적 영역에 여성의 진출이 늘어났지만 권력기관에는 여전히 남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여성의 경우 능력보다는 외모·인맥과 같은 요소가 간부 등용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증언들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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