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티메프)가 끝내 기업회생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판매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돌려받을 미정산금액이 줄어들 수 있는 데다 일정까지 늦춰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티메프의 기업회생 절차개시 가능성과 구영배 큐텐 대표의 채무 변제 능력에 주목하고 있다.
구 대표는 지난 29일 침묵을 깨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와 함께 “제가 가진 재산의 대부분인 큐텐 지분 전체를 매각하거나 담보로 활용해 금번 사태 수습에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에 대한 경영상 책임을 통감하며 그룹 차원에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과 개인 재산까지 털어서라도 유동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날 오후 늦게 티몬과 위메프는 기업회생 신청서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기업회생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파산을 피하고 재정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법적 절차를 통해 지원받는 제도다.
다만 법조계는 티메프의 재기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법원이 기업회생 개시를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피해자들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원금의 10% 정도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때문에 최대 1조원으로 추산되는 미정산 금액을 피해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정부가 추산하는 판매자 피해 규모는 약 2134억원이지만 이는 5월까지의 미정산 금액이다. 업계는 할인 행사 등으로 매출이 대폭 늘었던 6~7월 미정산 금액까지 합치면 피해 규모가 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본다.
법조계 주장대로 판매자들이 원금의 10% 정도만 돌려받게 된다면 줄도산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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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 투입한다 했지만… 큐텐 지분 가치 휴지 조각 다름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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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구 대표 및 큐텐그룹의 재무 상태와 변제 능력에 이목이 쏠린다. 앞서 구 대표는 사과문에서 자산의 대부분이 큐텐 지분이라고 언급했다.
싱가포르 통화청 등에 따르면 구 대표가 보유한 큐텐 지분은 약 43.4%다. 큐텐은 비상장사로 기업 가치를 추산하기 쉽지 않다. 이마저도 계열사들 대부분이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데다 이번 정산지연 사태까지 겹치면서 구 대표의 지분이 휴지 조각일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과거 구 대표는 2009년 G마켓을 미국 이베이에 매각하며 750원 정도의 차익을 챙긴 바 있다. 이 자산이 모두 큐텐그룹으로 흘러 들어갔는지는 미지수다. 그는 이베이가 요구한 국내 10년 경업금지 조항에 따라 한국을 떠나 싱가포르에서 둥지를 틀었다. 이후 금지기간이 풀리자마자 공격적으로 티몬(2022년 9월), 인터파크커머스(2023년 4월), 위메프(2023년 5월), 위시(2024년 2월), AK몰(2024년 3월)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티몬과 위메프 등은 완전 자본잠식을 넘어 회생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라며 “큐텐 계열사들이 시장에 나온다 한들 이들을 인수하려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큐텐에서 그나마 가치가 인정되는 곳은 구 대표가 최근 대표직을 사임하면서까지 지키려는 큐익스프레스다. 큐익스프레스는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던 2021년 시가총액이 1조원대로 추정됐지만 현재 5000억원대로 하락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큐텐이 무리해서 위시 등을 인수한 것은 큐익스프레스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자구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큐익스프레스는 큐텐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미정산 피해 판매자들은 오픈채팅방, 포털 카페 등에 모임을 만들고 법적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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