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활동을 보좌할 제2부속실 8월 설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야당의 보다 강화된 ‘김건희 특검법’ 재추진 등을 앞두고 국정운영 리스크를 최대한 분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30일 여권 및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제2부속실 신설은 저출생수석실 신설에 따른 대통령비서실 직제 시행령 개정과 함께 추진된다.
제2부속실은 영부인의 일정 및 행사 기획, 수행, 동선·메시지 관리 등 활동 전반을 밀착 보좌하는 기구로,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72년 육영수 여사의 활발한 대외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도입됐다.
동시에 제2부속실은 현직 대통령의 막강한 권력을 영부인이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능도 했다. 과거 청와대에서 근무한 인사는 “영부인 별도 일정이 있으면 제2부속실은 별도의 서류와 절차를 거쳐 관계 부처의 협조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즉 영부인의 활동이 형식적이나마 제2부속실을 거치면서 ‘대통령 권력 직접 사용’이라는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들어 부속실이 영부인 업무까지 같이 맡게 되면서, 국민으로부터 선출된 대통령 업무와 선출되지 않은 영부인 업무가 섞여 처리될 위험성을 안게 됐다는 지적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제왕적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겠다’며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했다. 김 여사 역시 자신을 둘러싼 허위 이력 논란이 커지자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며 폐지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정부 출범 이후 김 여사의 광폭 행보가 이어지고, ‘명품백 수수 의혹’ 등 각종 의혹과 사건들이 불거지면서 여권 내부에서는 집권 초기부터 제2부속실을 다시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결국 윤 대통령도 지난 2월 KBS와 대담에서 “제2부속실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년 가까이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었고, 결국 야당의 ‘김건희 특검법’ 재추진을 앞둔 시점에서야 설치가 구체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제2부속실이 설치되면 역대 정권과 비슷하게 제2부속실장(1급 비서관)을 포함해 5~10명 규모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2부속실장은 내부 승진이 유력하며 장순칠 대통령 시민사회수석실 시민사회2비서관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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