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저가 중국산 후판의 유입으로 국내 철강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현대제철이 중국 후판 업체들을 상대로 반덤핑 제소를 했다. 반덤핑 제소 결과에 따라 현대제철이 하반기 실적 반등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산업통상자원부에 중국 후판 업체들이 저가에 후판을 수출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반덤핑 제소를 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후판 가격이 원가 이하로 내려가 있는 상황이 고착화돼있어 반덤핑 제소를 전제로 검토를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두께 6mm 이상의 철판인 후판은 주로 선박 제조용이나 건설용 철강재로 쓰인다. 현대제철의 후판 매출 비중은 약 15%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철강업계는 저가로 수출되는 중국산 후판의 영향으로 후판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중국은 건설경기 부진의 여파로 내수에서 소화되지 못한 철강재를 해외에 저가로 수출해오고 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의 철강재 수출량은 2580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7% 증가했다.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철강재 중에서도 중국산 철강재는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올해 1분기 한국 철강재 수입량 402만5000톤 중 약 65%가 중국산 철강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철강의 수출 기조는 중국 건설경기가 부진한 탓이 큰데, 아직까지 눈에 띄는 건설경기 부양 요인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중국산 철강 수출량이 하반기에도 대동소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철강협회는 ‘월간 철강보’를 통해 “올해 중국의 철강수요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혹은 1% 가량 감소하는 부진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수요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건설산업 부진의 여파”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반덤핑 제소가 받아들여져 중국산 후판에 추가 관세가 붙게 되면 향후 후판 사업에서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도 남아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2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9% 감소한 9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향후 신규 수요 창출 및 고부가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현대제철 이외에 국내에서 후판을 생산하는 포스코와 동국제강은 이번 반덤핑 제소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향후 2개월 간의 검토 후에 정식 조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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