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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져야 좋은 인연도 있다(feat. 두산) [박영국의 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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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 밥캣 인수 당시 차입금 여전히 부담

두산밥캣, 지주사 ‘손자회사’ 항렬 한계로 M&A 제한

두 회사 분리하는 지배구조 개편으로 투자 걸림돌 사라져

두산밥캣 스키드로더. ⓒ두산밥캣

세상에는 서로에 도움이 되는 관계가 있는가 하면 상극인 관계도 있다. 성격이 안 맞거나, 이해관계가 상충되거나, 심지어는 모든 게 다 일치함에도 불구하고 외부적인 여건 때문에 떨어져 있는 게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의 관계가 딱 그렇다. 발전‧건설장비 중심 사업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2007년 49억달러(현 환율 기준 6조7700억원)라는 거액을 주고 미국 밥캣을 인수합병(M&A)한 두산은 오랜 기간 ‘승자의 저주’에 시달려야 했다.

인수 자금이 부족해 차입매수(LBO) 방식을 택한 탓에 이듬해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야 했고,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도 힘들었다.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두산밥캣은 오히려 적자를 내며 모기업의 자금 지원을 받는 처지였다.

당시 두산 계열사 중 밥캣 인수를 주도한 곳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전신인 두산중공업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였다. 인수 비용을 마련하고 운영자금을 지원하느라 막대한 차입금을 떠안아야 했다.

위기에 빠진 두산그룹이 자구책의 일환으로 두산인프라코어를 HD현대에 매각한 이후 두산밥캣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가 됐다. 차입금 역시 두산에너빌리티의 몫이 됐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제대로 돈벌이를 못했던 두산에너빌리티로서는 연간 수백억원의 이자비용을 감당하기도 힘들었다.

다행히 건설기계 업황이 살아나고 두산밥캣이 제대로 된 캐시카우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2022년 영업이익 1조원 돌파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조389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각국의 탄소감축 정책에서 원전이 재평가 받으면서 실적 호조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둘은 여전히 서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벌어들인 돈으로 새로운 먹거리 투자에 나서야 하건만 둘 다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 때문에 떠안은 막대한 차입금으로 인해 투자 여력이 제한적이다. 반면, 두산밥캣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이자 ㈜두산의 손자회사라는 ‘항렬’적 한계로 적극적 M&A에 나설 수 없는 형편이다.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M&A 대상 기업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 규제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지난 11일 이 둘을 떼어놓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내놓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인적분할되는 두산밥캣 투자법인에 차입금 7200억원을 넘기고, 추가로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모두 1조2000억원의 차입금을 줄이게 된다. 이를 통해 연간 이자비용 660억원을 줄이고, 차입 한도를 최대 8000억원까지 늘려 소형모듈원전(SMR), 가스·수소터빈, GT·서비스 등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할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두산밥캣은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편입된 뒤 오는 11월께 합병된다. 지주회사인 ㈜두산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한 항렬 올라가는 것이다. 이는 공정거래법에 묶여 있던 1조8000억원에 달하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1분기말 기준)을 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100% 지분이 아닌 최대주주 지분만으로도 인공지능(AI), 로봇 등 지속성장가능성을 보장할 기업의 M&A가 가능해진다.

물론 헤어짐의 아픔도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두산밥캣으로부터 받아왔던 배당금을 더는 못 받게 되는 것이다. 두산밥캣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지분 46.06%의 몫으로 지난해 830억원, 2022년에는 714억원을 배당했었다.

하지만, 이는 차입금 상당부분을 해소하고 이에 따른 연간 이자비용 660억원을 아끼는 것으로 어느 정도 상쇄된다. 그리고 배당이 매년 이뤄진다는 보장도 없다. 아픈 과거를 꺼내 미안하지만 두산밥캣은 한때 대규모 적자를 내며 모기업의 수혈을 받던 회사였다.

이번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알짜 계열사를 두산로보틱스에 넘겨주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핵심은 서로의 발목을 잡아온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을 떼어 놓는 것이다. 이 분리조치가 ‘아름다운 이별’이었음을 증명하는 것은 경영진의 몫이겠지만, 일단 두 회사의 미래를 위해 좋은 여건이 마련됐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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