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이용우 기자] 지방은행에서 최초로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가 올해 상반기까지 실적 악화를 봤다. 잠재 부실여신으로 여겨지는 요주의여신 증가와 부실여신 상각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30일 iM뱅크에 따르면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1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 감소했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전북은행의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10.0% 증가한 1025억원을 기록했고, 광주은행은 14.3%나 급증한 1605억원을 기록했다. 덩치가 비슷한 지방은행들과 비교해도 나홀로 순이익 감소다.
이번 실적 악화에 대해 iM뱅크 관계자는 “여신 거래처의 전반적인 상환능력 저하에 따른 요주의여신 증가 및 부실여신 상각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면서도 “이자이익 등 핵심이익은 견조한 원화대출 성장으로 호조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날개 단 줄 알았는데…황병우號 iM뱅크, 순이익 16.1%↓[금융사 2024 상반기 실적]
실제로 iM뱅크의 자산건전성을 보면 2분기 말 요주의여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5% 증가한 6375억원, 고정여신은 71.2% 급증한 3165억원, 회수의문여신은 76.1% 크게 확대된 375억원을 기록했다. 추정손실여신만 11.3% 감소한 948억원이다.
은행은 여신을 건전성 정도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5단계로 나눈다. 하위 3단계에 해당하는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은 부실 여신을 의미한다.
고정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으로 대출자의 신용상태가 악화돼 채권 회사에 상당한 위험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는 대출금이다. 회수의문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 1개월 미만으로 채권 회수에 심각한 위험이 발생한 대출을, 추정손실은 연체기간이 1년 이상으로 손실 처리가 불가피한 대출을 말한다.
iM뱅크의 부실우려 및 부실화된 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년 동안 0.18%포인트(p) 높아진 0.76%를 기록했다. 부실여신이 커진 영향에 대손충당금적립률 또한 28.3%나 감소한 214.3%를 기록했다.
iM뱅크의 총 연체율은 올해 2분기 말에 0.71%로 전년 동기 대비 0.21%p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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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여신이 크게 증가하면서 순이익이 감소한 모습이지만 대출 영업력은 다른 은행과 비교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iM뱅크의 원화대출금은 2분기 말에 총 56조9315억원인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6% 급증한 규모다. 대기업 대출이 같은 기간 15.8% 확대된 4조5612억원, 중소기업 대출은 4.9% 늘어난 30조1109억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이 15.3% 급증한 21조661억원이다.
KB국민은행의 원화대출금이 같은 기간 5.2% 증가하는 등 시중은행들이 한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iM뱅크의 대출 증가율이 빠른 것으로 평가된다.
대출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iM뱅크의 이자이익은 7.5% 증가한 7785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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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예수금은 같은 기간 8.9% 증가한 55조314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저축성예금은 9.8% 증가한 51조278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정기예금은 13.5% 급증한 33조8950억원을 보였다.
예금이 iM뱅크로 몰린 이유는 다른 은행보다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들을 내놨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까지 당시 대구은행의 ‘DGB주거래우대예금(첫만남고객형)’ 최고 우대금리는 연 4.05%로 은행권에서 가장 높았다.
적금 상품도 올 1월 대구은행은 연 6% 금리를 제공하는 ‘더쿠폰적금’과 연 4% 금리의 ‘더쿠폰예금’ 상품을 판매했다. 당시 기본금리 6%주는 적금은 대구은행이 유일했다.
iM뱅크는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후 지난 5월 29일 최고 금리 연 20%를 주는 ‘고객에게 진심이지’ 특파 적금을 내놨다.
이용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le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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