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검찰이 이른바 가상자산 ‘김치 프리미엄’을 노려 2조원대 외화를 해외로 불법 송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이 2심에서도 일부 무죄를 선고받자 이에 불복해 상고했다.
김치 프리미엄은 국내 시장의 가상자산이 해외보다 비싸게 거래돼 보다 큰 차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서울중앙지검 국제범죄조사부(부장검사 홍용화)는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1부(부장판사 양지정·엄철·이훈재)에 특정금융정보법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 모 씨 등 15명 중 14명에 대한 상고장을 냈다.
김 씨 등은 김치 프리미엄을 노리고 약 2조 원 상당의 외화를 해외로 송금한 혐의로 지난 2022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유령회사 8곳 명의로 국내 계좌에 자금을 모은 후 무역대금으로 속여 은행을 통해 해외 공범들에게 돈을 보내고, 해외에서 매수한 가상자산을 국내 거래소에 파는 방식을 반복해 차익을 챙겼다.
검찰은 이들이 무등록 외국환 업무를 했고 은행의 외환 송금업무를 방해했다고 유죄를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사실상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A 씨 등이 수출입 기업처럼 무역대금을 결제하며 은행에 외환을 송금해달라고 했을 뿐이고 은행이 외환 송금의 주체인 만큼 외국환거래법 위반죄를 물을 수 없다고 봤다.
또 A 씨 일당이 특정금융정보법에서 말하는 ‘가상자산사업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법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지난 23일 외국환거래법,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혐의를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업무방해 혐의에 유죄로 판단해 A 씨 등 5명에게 각각 징역 1년~3년 6개월의 실형을, 나머지 9명에겐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약 32억 원 추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해외업체와 정상적인 무역 거래를 하는 것처럼 위장하고 허위 증빙서류를 첨부해 막대한 자금을 해외로 송금하는 등 조직적, 계획적으로 범행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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