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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오르는 주식은 없다.’ 자본시장의 오랜 격언 중 하나다. 아무리 높은 성장성으로 주가가 고공 행진을 거듭한 종목도 성장 속도가 정체되는 순간 파티는 끝이 나고 오히려 손해를 볼 가능성이 커진다. 그만큼 오를 대로 오른 주식은 더 오를 가능성이 적기에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 격언은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에서 통하지 않았다. 3년 전 증권사들이 수천억 원 단위로 발행했던 네이버 기초자산 ELS는 3년 만기가 끝나고 있는 요즘 60%에 달하는 원금 손실을 줄줄이 확정 짓고 있다. 3년 전 발행된 네이버 ELS가 2500억 원 규모인 점을 고려하면 최소 1000억 원대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중 85%는 특정 증권사가 발행한 물량이다.
문제는 3년 전인 2021년 네이버의 주가가 성장주 붐에 힘입어 고공 행진을 이어가던 시기라는 점이다. 10만 원대에 정체돼 있던 네이버는 2020년부터 수직 상승하기 시작해 2021년 7월에는 46만 원까지 치솟았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에 이어 3위를 기록할 정도로 주가는 급등했다.
ELS는 상품 구조상 기초자산의 추후 전망이 매우 중요하다. 지수나 종목이 보합권에만 머물러도 약속된 수익률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자산의 가격이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면 그 하락률만큼 원금에 손실이 생긴다. 그만큼 기초자산을 선택하는 증권사의 역량이 투자자의 수익률에 결정적이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이런 기본에 소홀한 채 잘 팔리는 상품을 찾는 것에 매진했다. 당시 네이버는 동학개미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주주 수는 2019년 4만 명 남짓에서 2년 후인 2021년 말 기준 78만 5000명으로 18배 이상 증가했다. 네이버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00배를 넘어서면서 고평가 논란이 불거져도 증권사는 ELS 발행을 멈추지 않았다. 주가가 최고치를 찍은 7월 이후 발행된 ELS만 1100억 원 상당이다.
우리나라는 잊을 만하면 금융 사고가 터져왔다. 투자 책임은 본인 스스로에게 있다고 해도 지나친 쏠림, 일단 팔고 보자는 식의 행태는 지양해야 한다. 금융 선진국으로 발전하려면 증권 업계 전체의 성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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