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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산하 발전 5사가 액화천연가스(LNG) 인수기지 건설을 포기하고 수소·암모니아 ‘무탄소 전원’ 인수기지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탄소중립 영향으로 갈수록 LNG 비중이 줄어들면서 LNG 수요가 사라져 수익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남부발전·중부발전은 KDI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LNG 인수기지 건설’ 사업을 철회했다. 자체 타당성 조사 결과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앞서 남동·동서·서부발전도 LNG 인수기지 건설을 추진했지만, 자체 타당성 조사 결과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건설 대신 임차 방식으로 전략을 바꾼 바 있다. 남동발전은 가스공사, 동서발전은 SK가스의 LNG 인수기지를 임대해 쓰고 있다.
이들이 경제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가장 큰 이유는 탄소중립 이행으로 인한 LNG 비중 감소가 꼽힌다. 실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을 보면 LNG 발전 비중은 2023년 26.5%에서 2038년 11.1%로, 15.4%p 급감하게 된다. 중부발전도 연평균 LNG 예상 수요를 115.3만t에서 38.4만t으로 약 6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추후 LNG 사용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판단과 세계 정세 변화에 따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건설비가 증가하면서 사업을 철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발전사들의 LNG 대체건설 계획이 수정돼 경제성 확보에 걸림돌이 된 것도 인수기지 건설 철회의 한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LNG 인수기지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지 주변에 2GW 수준의 LNG 수요가 있어 2기 가량의 저장탱크를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발전사들의 LNG 대체건설 계획 변경으로 이런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남동·남부·동서발전 등 발전 5사는 LNG 인수기지 대신 수소·암모니아 인수기지 건설을 추진 중이다. 우선 남동발전은 오는 11월 영흥5호기와 여수1·2호기에 수소·암모니아 인수기지 사업 입찰 공고를 예정하고 있다. 4년 내 인수터미널 건설 및 설비 개조 등이 추진될 전망이다. 이미 남동발전은 영흥5호기와 여수1·2호기에 암모니아 혼소 실증을 추진 중으로, 향후 여수 산업단지에서 암모니아를 직접 확보할 예정이다.
동서발전도 암모니아 20% 혼소 실증 중인 당진발전본부에 암모니아 인수기지를 추진 중이다. 여기에 수소 인수기지도 검토 중으로, 울산지역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 실제 동서발전은 울산발전본부 앞 해상을 매립해 수소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을 해양수산부와 협의하고 있다. 남부발전은 산업통상자원부와 삼척그린파워에 암모니아 인프라 건설을 준비 중이다. 남부발전은 2027년 7월까지 3만t급 저장탱크 1기 저장설비와 하역부두·인수설비 등 인프라를 구축할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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