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인류는 AI가 업무량을 덜어주고 일상 속 노동 환경을 간편하게 개선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약을 소망해왔다.
최근 미국의 기술인력 중개기업 업워크(Upwork, Inc.; NASDAQ:UPWK) 산하 업워크 연구소(The Upwork Research Institute)에서 발표된 한 연구서에서 인공지능(AI)이 풀타임 고용된 사무직 근로자들의 업무량을 더 가중시켜 업무 생산성을 방해하고 직원들의 번아웃(burnout)에 기여한다는 우울한 결과를 발표해 주목된다.
업워크 연구소는 전 세계 AI 투자자를 대상으로 해 미국, 호주, 캐나다, 영국의 직장의 2,500명의 사무직 종사자(고위급 경영자 1,250명, 직원 625명, 프리랜서 625명으로 구성)를 대상으로 올 5월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작년 2023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챗GPT를 비롯한 대중 사용자 대상 AI 소프트웨어가 속속 출시된 이후로 대다수 기업 조직의 최고경영자들은 최근 인공지능의 잠재력에 큰 기대를 걸고 기업 경영에 AI 도입을 과감하게 추진하는 추세다.
이 연구를 위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기업 최고경영진(C-suite) 고위 간부들의 96%는 생성형 AI 툴이 업무 생상성을 대폭 향상시켜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응답했다.
문제는 생성형 AI의 사무 조직 내 업무에 도입되면서 AI와 직접 일하는 직원들이 업무 불만, 과로, 퇴사 의사 등을 토로하며 고용 불안도가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또 한편으로는 AI가 직원들의 입사와 퇴사 주기 가속화 및 단기화를 부추기는 등 고용시장 변동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반면, 사업 조직에 고용돼 일하는 직원들은 아직 AI의 효용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경영진들의 기대에 부응할 만큼 향상된 업무 생산성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응답자 77%는 업무에 AI를 사용한 이후로 업무량이 더 늘었으며, 직원 응답자의 거의 절반(47%)은 AI를 사용해 전보다 더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아직 찾지 못해서 난감하다고 우려한다.
일부 응답자들은 AI가 업무 효율을 높이기는커녕 오히려 AI 기술을 업무에 도입한 이후로 업무 생산성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번아웃에 더 노출됐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심지어 응답한 직원들 중 3분의 1 가량은 오는 6개월 내로 과중한 업무량과 번아웃 때문에 퇴사할 의사가 있음을 밝혀 AI가 사무직 노동자들의 업무 피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된다.
특히 작년 이후 급격히 늘어난 AI 기술 도입 후 AI를 향한 경영진의 기대치와 실제 업무 생산성 사이 괴리 현실은 경영자들의 81%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마도 AI 툴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기업 측의 사원 대상 교육 프로그램의 부족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는 추측한다. 실제로, 응답한 기업 경영진들은 AI가 업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란 전망에 기대가 크지만 기대하는 만큼의 효과에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AI 활용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한 경영자는 13%에 불과해 AI에 거는 기대와 실무 사이의 간격이 매우 큼을 입증했다.
현 단계 AI는 아직도 더 많은 데이터 입력과 세련된 딥러닝 훈련이 요구되는 단계에 있는 만큼, 기적의 업무 툴이기보다는 인간의 업무와 부담감을 가중시키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기 않도록 향후 테크계의 계속된 혁신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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