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하나생명에 약 2000억원, 하나손보에 약 1000억원을 투입한다. 신주 취득예정일은 내달 19일이다.
하나금융 측은 이번 유상증자와 관련해 “자회사의 지급여력비율(K-ICS) 증대 등 자본 확충을 통한 영업 경쟁력 강화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생명과 하나손보 자본금이 각각 2070억원, 4610억원 수준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 유상증자는 양사에 적지 않은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KDB생명 인수전에 뛰어드는 등 보험사 매물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당시 하나금융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최종 계약은 결국 불발됐다. 하나금융 측은 여전히 보험계열사 역량 강화를 위해 M&A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하나금융과 함께 비은행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우리금융도 보험사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동양·ABL생명 동시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그룹이 보험 역량 강화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최근 보험계열사들이 그룹 경영실적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주요 금융그룹의 경영실적을 통해서도 보험사가 비은행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이 입증됐다.
올해 상반기 KB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후폭풍을 맞으면서 부진했다. 그러나 KB금융은 KB손해보험의 선전에 힘입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 중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였다. KB손보는 올해 상반기 작년보다 8.9% 많은 57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그룹 내에서 KB국민은행 다음으로 기여도가 높았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이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2조535억원으로 선전했지만 전체 그룹 당기순이익은 2조7470억원으로 KB금융에 살짝 못 미쳤다. 신한금융 내 보험계열사인 신한라이프는 상반기 3129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였지만 KB손보와 KB라이프생명(합계 순이익 7743억원)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실적이 악화 됐는데, 전체 그룹 단위에서 더 많은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앞으로 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 강화 움직임에 더욱 힘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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