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생성 인공지능(AI)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를 중심으로 ‘소버린 AI’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에서 소버린 AI를 주도할 주요 기업으로는 SK텔레콤·KT 등 이동통신사와 네이버 등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꼽혔다.
29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생성 AI와 관련해)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국가들은 안정성과 보안을 최대화하면서 발전하고자 한다”며 “현지 데이터와 인프라, 모델을 활용한 생성 AI 개발·배포가 더욱 대중적 접근 방식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소버린(Sovereign) AI란 한 국가가 자체 데이터와 인프라 등을 활용해 구축한 AI를 일컫는다. 오픈AI·구글·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초거대언어모델(LLM)이 잇따라 개발됐지만, 서구권 언어와 문화를 중심으로 데이터 학습 등이 이뤄지기 때문에 개별 국가의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AI가 국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AI 주권’ 의미를 담은 소버린 AI가 주목받고 있다. 각 국가에 걸맞은 자체적인 AI를 구축한다는 취지다. 리안 지에 수 옴디아 최고분석가는 “생성 AI 현지화와 데이터 주권에 대한 초점은 AI 주권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옴디아는 2024년부터 오는 2028년까지 아시아·오세아니아에서 생성 AI 관련 소프트웨어 총매출이 연평균 53%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2024년 약 34억 달러(약 4조7000억원)에서 2028년에는 183억 달러(약 25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옴디아는 이러한 경향성을 이끄는 주요 국가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을 꼽았다. 보고서는 “알리바바·바이두·화웨이·텐센트·SK텔레콤·KT 등이 자사 AI 칩과 인프라·프레임워크·서비스, 생성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며 “한국 네이버와 중국 차이나모바일·차이나텔레콤, 일본 NEC·NTT는 각각 한국어·중국어·일본어로 LLM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이 자체 기술과 여러 파트너사들을 토대로 자생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보고서는 이런 추세가 최근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인 생성 AI 발전 계획을 발표한 싱가포르를 비롯해 인도·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베트남 등에도 퍼질 것으로 전망했다. 싱가포르 과학기술청(A*STAR)은 지난 1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공동으로 ‘씨 라이언(SEA-LION)’이라는 LLM 제품군을 출시하며 다양한 동남아시아 언어들에 특화된 모델을 구축했다. 인도 역시 사르바AI·테크마힌드라 등 주목할 만한 생성 AI 스타트업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보고서는 아직 이 지역의 생성 AI 솔루션이 전반적으로 차별화가 부족하다며, 현재 존재하는 수많은 모델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200개 이상의 모델이 존재한다는 뜻은 공급사 대부분이 차별성을 가지지 못한다는 뜻”이라며 “시장에는 너무 많은 ‘미투’ 솔루션이 있고, 향후 몇 년간 통합과 합병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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