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경투데이 = 이준영 기자]
SK하이닉스가 차세대 메모리 기술로 PIM(Processing in Memory)을 주목하고 있다.
이는 기존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이을 혁신적인 기술로, 메모리 내부에서 연산 기능을 수행하는 지능형 메모리 반도체다.
최근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은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PIM 메모리의 수요 증가 가능성을 언급하며 향후 AI 기술이 다양한 응용처에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IM 메모리는 데이터를 메모리에서 불러와 연산 후 다시 저장하는 기존 구조와 달리, 메모리 자체에서 연산 작업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하고, 연산 속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연산 후 소량의 데이터만을 GPU와 CPU로 전달하기 때문에 병목 현상이 줄어들고 전력 소모도 감소한다.
특히, PIM은 AI 연산 중에서도 추론 영역에 특화된 제품으로, 앞으로 AI가 새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분석하고 결론을 도출하는지의 경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GPU가 AI 학습용 반도체로 많이 사용되지만, AI 전용으로 설계되지 않아 비효율적이고 고가라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업체들이 AI 추론용 반도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PIM 기술은 아직 업계 표준이 정해지지 않은 신기술로, AI 서버뿐만 아니라 모바일 디바이스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저전력 D램(LPDDR)과 PIM 기술을 결합한 LPDDR-PIM 제품 개발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단말기 자체적으로 생성형 AI 연산이 가능해지고 전력 효율도 줄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메모리 내에서 연산과 저장을 모두 수행하는 ‘A-CiM(Analog-Compute in Memory)’ 시대로 이어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5월 열린 국제메모리워크숍(IMC 2024)에서 ACiM 기술 개발 상황을 공유하며, 이 기술이 비욘드 메모리(Beyond Memory) 시대를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현 담당은 “메모리 산업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장기 공급하는 주문형 산업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며, “고객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수요를 높이고, 수요가 확실한 제품 중심으로 투자에 나서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메모리 산업이 주문형 산업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고객 수요에 맞춘 제품 공급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메모리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혁신적인 기술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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