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건설업계에서 신용등급이 개선된 회사는 HDC현대산업개발(현산)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화정아이파크 이후 재무구조가 안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는 HDC현산의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했다. 2022년 1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강등된 이후 2년 반 만의 회복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신평사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에서 다소 자유로워졌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HDC현산은 광주 사고 이후 PF 보증 위험에 대해 계약해지와 자금대여, 기관보증확대 등의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를 통해 PF 보증 규모는 화정사고 직전인 2021년 말 약 4조원에서 2024년 3월 말 2조3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이 중 브릿지론은 4031억원으로 상당히 적은 수준이다.
홍석준 한신평 실장은 “광주 화정아이파크 사고 이후 저하된 사업기반이 안정화됐다”면서 “재무구조 개선과 더불어 PF 우발채무 리스크가 축소됐다”고 했다.
올해 2분기 실적도 호조를 보였다. 매출액은 1087억원, 영업이익은 5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16.4%, 영업이익은 839.0% 오른 것이다. HDC현산 측은 주요 사업지의 공정 진행 본격화에 따라 매출 인식이 늘었고, 주요 외주주택 현장의 원가율 안정 등을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언급했다.
부동산 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분양 성적도 양호했다. 올해 상반기 분양한 7개 단지 중 강변역 센트럴아이파크, 대우 범어아아크, 서대문 센트럴아이파크 등이 흥행에 성공했다.
신평사들은 HDC 현산의 하반기 전망도 밝을 것으로 보고 있다. 4조5000억원 규모의 광운대역세권 개발 사업을 자체 사업으로 개발하면서 성장동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평가다. 2028년 하반기 준공이 예상된다. HDC현산은 이 사업을 통해 2000가구의 신규주택을 분양하고 1조원 이상의 민간임대, 상업시설 운영자산을 보유하게 된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서울시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과 매매거래량 증가를 감안하여 주택 심리가 호전되고 있다는 것과 광운대 개발 사업의 착공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HDC현산은 광운대 개발 사업 외에도 용산 철도 병원 부지(사업비 8000억원), 공릉 역세권 개발 사업(3800억원) 등 핵심 입지의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2025, 2026년 영업이익은 각각 62%, 10% 성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건설사들은 신용등급, 전망의 하향 조정을 겪었다. 신평사들은 GS건설, 신세계건설, 태영건설 등의 신용등급을 하향했고, KCC건설, 동원건설산업, 대보건설, 금호건설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전환했다. 대부분 분양실적 부진과 재무부담이 증가가 배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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