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국내 대표 차량공유 기업 쏘카 이재웅닫기이재웅기사 모아보기 창업주 겸 전 대표가 올해 들어 공격적 지분 매입에 나서고 있다. 2대 주주 롯데렌탈이 지분을 확대하며 영향력을 높이자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다만 쏘카 측은 이 전 대표 개인적 투자라며 선을 그었고 롯데렌탈과의 사업적 협력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쏘카 보유 주식이 전무했던 이 전 대표는 이달 현재 지분율을 8.12%(266만2987주)까지 늘렸다. 지난해 11월 15일 3만주를 시작으로 매월 거래일마다 꾸준히 장내 매수를 통해 공격적으로 지분을 사들였다. 현재 쏘카 1주장 평균 단가가 1만8350원인 것을 고려하면 약 489억원을 투입한 셈이다.
이 전 대표는 쏘카 상장 후 FI(전략적투자자)들이 행사한 풋옵션 비용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모든 지분을 상실했다. 다만 ‘에스오큐알이’, ‘에스오피오오엔지’ 등 자신이 보유한 유한책임회사를 통해 쏘카 주식을 우회 보유하고 있다. 이달 기준 에스오큐알이와 에스오피오오엔지는 각각 쏘카 지분 18.79%, 6.11%를 보유하고 있다.
올들어 이 전 대표가 우회 지분 외 개인 지분을 늘리는 이유로는 지분 회복과 더불어 경영권 방어 차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쏘카 2대 주주인 롯데렌탈도 지분율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렌탈은 차량공유 플랫폼 ‘그린카’를 앞세워 쏘카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라이벌 관계이기도 하다.
롯데렌탈은 지난 2022년 쏘카 지분 11.81%를 확보하며 3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다 지난해 기존 2대 주주였던 SK(주) 지분 17.9%를 매입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나아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점인 오는 9월 추가 지분 확보를 마무리하면 지분 34.69%를 확보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현재 이 전 대표 개인 지분과 우회 지분을 모두 합한 33.02%보다 근소하게 앞서게 된다. 이 전 대표가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하면 43.93% 지분율을 확보할 수 있으나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롯데렌탈이 그린카와 쏘카와의 시너지, 시장지배력 강화 등을 이유로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선다면 양사 간 경영권 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지난 2021년 상장 당시 그린카를 중심으로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 강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문제는 쏘카 자체가 경영권 분쟁을 일으킬 정도로 매력적인지 여부다. 실적 부진이 너무 오래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출범한 쏘카는 연결기준 실적을 공시하기 시작한 2020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누적적자 규모만 749억원에 달하고 있다. 상장에 성공한 2022년(영업이익 95억원)을 제외하고 모두 연간적자를 기록했다. 2013년 법인설립 이후 올해 1분기까지 집계된 별도기준(차량공유 사업 포함/자회사 제외) 누적적자는 약 2009억원이다.
쏘카는 지난해 11월 ‘쏘카 2.0’ 전략을 제시하고 자전거 공유, 주차장 사업 등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는 B2B(기업 간 거래) ‘쏘카비즈니스’ 등 신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간다는 방침이다. 이 전 대표와 롯데렌탈 경영권 분쟁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 현재 진행 중인 사업에도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쏘카 관계자는 “이 전 대표 주식 매입은 개인 자격으로 진행된 것으로 회사 차원 입장은 없다”면서 “롯데렌탈과도 사업적 시너지를 위한 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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