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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기업의 회생 및 파산 신청이 통계작성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경기부진에 따른 경영난으로 회생 절차에 들어가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는 양상이다.
삼정KPMG는 ‘기업회생시장 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발간하고 기업회생 및 파산 신청 현황과 관련 주요 정책, 회생시장 전망을 분석했다고 29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회생 신청은 전년 대비 54.9% 증가한 102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9년 달성한 최고치(1003건)을 넘어선 규모다. 기업파산 신청도 전년 대비 65.0% 증가한 1657건으로 과거 최고치(2000년 1069건)을 갈아치웠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업회생 및 파산 신청 건수는 각각 233건, 439건으로 2022년 하반기부터 파산 신청 건수가 급증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보고서는 “거시경제 환경 등 경영여건 악화와 사전계획안 마련의 어려움 등으로 기업들이 회생절차를 통한 기업 재건보다 파산을 선택하려는 유인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방 소규모 기업들의 파산 신청이 두드러졌다. 실제 전반적인 경기 부진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 등으로 지난해 기업회생 신청건수 중 47.6%가 지방소재 기업이며 올들어 경기 악화에 대한 자구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소규모 기업들의 간이회생 신청이 급등하는 등 누적된 한계기업의 부실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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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인수합병(M&A) 공고 수도 증가세다. 법원에 등록된 회생기업 M&A 공고 수는 2023년 65건으로 2020년(15건) 대비 4배 증가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16건에 달했다. 코로나19 이후 중소기업 등에 대한 금융지원이 단계적으로 종료되고 고금리와 경기 위축 등으로 한계에 도달한 기업들의 매각 시도가 확대되는 셈이다.
업종별로 M&A 공고 추이를 보면 제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매각을 시도하는 가운데, 2023년부터 제조업(전기전자·섬유), 운수창고, 관광·숙박·레저·서비스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매물이 나오고 있다. 보고서는 “업황 개선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인수 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인수전략 마련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양진혁 삼정KPMG 기업회생 및 구조조정 서비스 리더 전무는 “유동성 위기나 채무 연체 등 재정적 어려움에 당면한 기업은 사업 지속성과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 피해 최소화 차원에서 재무적 구조조정 방법으로 회생 등을 빠르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회생제도와 M&A의 성공을 위해서는 회생전략, M&A, 자산 매각, 자본 유치 등에 대한 전문성, 신속성, 공정성 등을 확보한 제3자 관리인이 채무자와 채권자, 주주 간 복잡한 이해관계를 종합적 관점에서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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