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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의심 떨친 풋내기 궁사들…韓 여자양궁, 전설은 계속된다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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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뉴스1) 권혁준 기자 = 연속 우승의 대업을 이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경험 부족을 의심하는 주위의 시선까지. 올림픽 무대를 처음 밟는 신예 궁사들에게는 쉽지 않은 관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실력으로 모든 것을 이겨냈다. 여자 양궁의 전설은 40년째 이어지게 됐다.

임시현(21·한국체대), 남수현(19·순천시청), 전훈영(30·인천시청)으로 이뤄진 여자 양궁 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슛오프 끝에 5-4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자 양궁은 이로써 올림픽 단체전 10연패라는 대업을 일궜다. 여자 양궁 단체전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88 서울 올림픽을 시작으로 이번 대회까지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앞선 9번의 금메달과 달리, 이번 대회만큼은 금메달을 ‘확신’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꽤 많이 들렸다. 무엇보다 ‘경험 부족’이 불안 요소로 지적됐다.

임시현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을 달성하며 단숨에 에이스로 자리 잡았지만, 올림픽이 처음인 데다 어린 나이 등이 변수가 될 수 있었다.

남수현과 전훈영은 올림픽은 물론 국제대회 경험 자체가 많지 않은 이들이다. 애초 이번 선발전에서 임시현과 함께 승선한 자체가 ‘이변’으로 여겨질 정도였다.

단순히 ‘이름값’만 놓고 나온 우려는 아니었다. 올 4월 상하이에서 열린 월드컵, 5월 경북 예천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잇따라 단체전 은메달에 그쳐 더 우려됐다.

선수들은 그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걱정하지 않는다. 호흡을 맞춰가는 단계”라고 했지만 말만으로 불안감을 지울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결과로 증명했다. 첫 경기인 랭킹라운드부터 임시현이 세계신기록으로 1위, 남수현이 2위에 올랐다. 13위인 전훈영의 기록을 더한 합산점수 역시 올림픽 신기록. 압도적인 기량이었다.

이어진 토너먼트에선 맏언니 전훈영이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임시현과 남수현이 중심을 잡아줬다. 전훈영도 서서히 영점을 잡아가며 제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은 선배들의 배턴을 이어받아 10연패 금자탑을 완성했다.

이같은 성과는 철저한 준비의 결과물이었다. 대표팀은 진천 선수촌에서 B대표팀과 스페셜 매치를 치르며 실전을 대비했고, 전북 월드컵 경기장에서 만원 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소음 대비 훈련도 진행했다. 파리 현지 경기장이 센강 인근이라는 점을 감안해 경기 여주시의 남한강 인근에서 바람 대비 훈련도 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4년 주기 올림픽을 10번이나 연속으로 제패했으니 무려 40년이다. 강산이 4번이나 바뀌었을 시간 동안 한국 여자양궁은 정상을 놓치지 않았다.

한편 역대 올림픽 단일 종목 최장 ‘독식’은 육상 남자 장대높이뛰기의 미국이다. 미국은 1896 아테네 대회부터 1968 멕시코시티 대회까지 무려 16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

현재 진행형인 종목으로 국한하면 수영 남자 400m 혼계영의 미국 대표팀으로, 이들은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10연패를 이루고 이번 대회에선 11연패를 노린다. 한국 여자양궁의 전설도 계속 진행형이다.

머니s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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