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한국 여자 양궁이 10회 연속 올림픽 단체전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에이스 임시현(21·한국체대)의 활약도 컸지만 그와 호흡을 맞춘 전훈영(30?인천시청)과 남수현(19?순천시청)의 공도 상당했다. 여기저기서 경험 부족을 걱정했으나 결국 그들도 ‘한국 여자 양궁 대표선수’였다.
임시현, 남수현, 전훈영으로 이뤄진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중국을 슛오프 접전 끝에 5-4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 여자 양궁은 올림픽 단체전 10연패라를 금자탑을 쌓았다. 한국 여자 양궁은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이번 대회까지 10회 연속 단체전 정상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임시현을 비롯해 전훈영, 남수현 모두 올림픽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임시현은 지난해 아시안게임을 경험했지만 전훈영, 남수현은 이런 경험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은 보란 듯이 단체전 10연패를 달성하면서 다시 한번 세계 정상의 기량을 자랑했다.
‘에이스’ 임시현은 제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전훈영과 남수현은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를 날려버리는 활약으로 금메달 획득에 큰 힘을 보탰다.
만 30세로 늦게 올림픽 무대에 선 전훈영은 중학생이던 2009년 세계유스선수권대회 예선 라운드에서 카뎃 부문(17세 이하) 세계신기록을 수립할 정도로 큰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국제 무대보다 경쟁이 치열하다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번번이 아쉬움을 남겼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지난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대표팀에 승선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연기되면서 1년 뒤 다시 펼쳐진 선발전에 탈락, 올림픽과 연을 맺지 못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전훈영은 절치부심, 올해 선발전에서 2위를 기록해 맏언니로 첫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전훈영은 한국팀의 1번 주자로 나서 동생들을 이끌었다.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가 나와도 미소를 유지하면서 팀에 평정심을 가져왔다.
또한 가장 긴장감이 가득한 결승전에서 전훈영은 슛오프를 포함해 총 6차례 10점을 기록하며 동생들과 금메달을 합작했다.
양궁 대표팀의 막내인 남수현도 10연속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예인 남수현은 상비군에서 국가대표에 오른 최초의 선수다. 국제 대회 경험이 없지만 양궁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단체 결승전에서 6발 모두 10점을 쏘며 강심장 면모를 보였다. 그리고 올림픽 랭킹라운드에서 2위를 기록, 기대감을 높였다.
단체전에서 남수현은 2번 주자로 나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긴장한 탓인지 8강전에서는 고전했지만 준결승전부터 차분한 경기 운영을 선보이면서 제 기량을 발휘했다. 특히 네덜란드와의 준결승전 슛오프에서 10점을 쏘며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경험 부족이 걱정됐던 전훈영과 남수현은 막상 대회에 나서자 ‘양궁 강국’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답게 침착하고 차분한 경기로 우려를 보기 좋게 지웠다. 누구도 선발을 장담할 수 없는 한국 대표 선발전을 통과했다는 것이 최고의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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