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2024 파리 올림픽’을 참관하면서 선대회장들의 ‘스포츠 사랑’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후원을 넘어 한국 대표 기업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국제사회에서 한국 스포츠계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한 ‘2024 파리 올림픽’을 참관했다. 이 회장이 올림픽을 참관한 것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12년 만이다.
삼성의 올림픽 사랑은 선대회장 시절부터 시작됐다. 이건희 선대회장 뜻에 따라 올림픽 후원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1988 서울올림픽’ 지역 후원사로 올림픽과 인연을 맺은 이후 1997년 IOC와 글로벌 후원사인 ‘TOP(The Olympic Partner)’ 계약을 체결하고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무선통신 분야 공식 후원사로 활동해 왔다. 삼성은 IOC 최상위 스폰서 TOP 15개사 중 유일한 한국 기업이다.
당시 이 선대회장은 “대표적인 무형자산이자 기업 경쟁력의 원천인 브랜드 가치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자”고 강조했다. 실제 올림픽 공식 후원을 개시한 직후인 1999년 삼성 브랜드 가치는 31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세계 5위인 914억 달러로 30배가량 성장했다.
정 회장은 대한양궁협회장 자격으로 올림픽 양궁 선수단을 직접 챙길 예정이다. 정주영 현대차그룹 창업주부터 시작된 ‘양궁 사랑’이 정몽구 명예회장을 거쳐 3대째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40년째 대한양궁협회를 후원하고 있으며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단체 후원 역사 가운데 최장기간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창업주는 1982년 대한체육회장을 맡았고 이듬해인 1983년 초대 양궁협회장에 추대되면서 체계적인 양궁 발전을 위한 기틀을 만들었다. 1985년 2대 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정 명예회장은 1990년대 말 양궁 활 국산화를 통해 기술적인 지원에 나섰다. 또 실전과 동일한 조건에서 훈련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기법으로 경기력을 높이는 데도 일조했다는 평가다.
선대회장들의 뜻을 이어가고 있는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가진 미래차 연구개발(R&D) 기술을 접목해 개선된 훈련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현재까지 양궁에 지원한 액수는 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SK와 LG그룹도 한국 스포츠 발전에 큰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최종현 SK 선대회장은 ‘2002 한·일 월드컵’ 개최에 기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 시절인 1995년 초 도요다 쇼이치로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에게 한·일 관계 정상화를 위해 월드컵 공동사업을 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도요다 회장은 당시 일본 측 월드컵 유치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최 선대회장은 1998년 8월 타계하면서 한·일 월드컵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2002 월드컵 유치위원장을 맡았던 LG 창업 고문인 구평회 무역협회 회장(LG 창업고문)은 당시 월드컵 개최에 가장 큰 공을 세운 기업인인 최종현 선대회장이 4강 신화를 목격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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