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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계열 증권사인 NH투자·KB·신한투자·하나증권이 올해 2분기 모두 호실적을 거두면서 그룹 순익 비중 기여도를 높였다. 금리인하 기대로 채권금리가 떨어지면서 자기매매·S&T(세일즈앤트레이딩) 등 운용 부문 평가이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세제혜택 확대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커져 WM(자산관리)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점도 성장 요인이다.
반대로 IB(투자은행) 부문 실적에선 대부분 아쉬움을 나타냈다. 여전히 부동산 금융 회복세가 더딘 상황에서 관련 거래가 줄고 평가손실이 인식된 결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선 하반기에도 기준금리 인하로 거래대금 및 트레이딩 손익이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연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정상화 조치를 예고한 만큼, 증권사들이 앞선 PF 주관 수익을 대체할 수 있는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4대 금융지주 증권사 NH투자·KB·신한투자·하나증권은 최대 60%가 넘는 순익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나란히 호실적을 달성했다.
성장세가 가장 돋보였던 곳은 KB증권이다. KB증권의 2분기 당기순익은 17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7% 증가했다. 상품운용손익에서 돋보이는 수익을 기록했는데, 회사는 1년 전보다 138.7% 증가한 1420억원을 벌어들였다. 기준금리 하락 국면에서 채권금리도 떨어지면서 관련 운용 수익이 많이 늘어난 영향이다. 실제 지난 6월 기준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3.262%, 3.337%로 전년 동월 대비 0.286%포인트, 0.274%포인트 하락했다.
NH투자증권을 포함한 신한투자·하나증권 역시 채권금리 하락에 따른 수혜를 누렸다. NH투자·신한투자증권의 채권운용 관련 손익은 2분기 기준 각각 3115억원, 23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2%, 13.1% 성장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보수적 운용을 통해 수익을 창출했다는 해석이다. 하나증권 측도 “S&T 비즈니스 확장이 수익 개선세로 이어지면서 당기순익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WM 수익도 증권사들의 호실적 달성에 힘을 보탰다. 특히 KB·신한투자증권이 금융상품 수수료 수익을 각각 150억원, 345억원 달성했는데, 이는 작년보다 24%, 23.2% 증가한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은 타사들 대비 낮은 10.2%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해당 사업에서 767억원을 벌어들이면서 가장 큰 액수를 달성했다. 하나증권도 수수료 이익 부문에서 7.8% 성장했다. 금융상품 판매 증가와 고객 수 확대가 WM 부문 성장에 유효했다는 설명이다. WM 부문의 성장세가 가시적으로 나타난 건 금리인하 기대와 동시에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등 세제 관련 혜택들이 확대되면서 고액자산가들의 증시 유입이 증가한 영향이다.
반면 호실적 달성에도 IB(투자은행) 부문에선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2분기 기준 IB 부문에서 각각 651억원, 43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1%, 23.1% 감소한 수준이다. 부동산 금융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부동산 관련 딜이 줄고 대체투자에 대한 평가손실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도 23.2% 감소한 901억원을 기록했는데, 작년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인수금융·공개매수 등 패키지 빅딜로 인해 발생한 수익이 올해는 사라지면서 IB 수익도 같이 역성장했다. 작년 일회성 요인으로 기저효과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하나증권의 경우, 충당금 적립 규모가 크게 줄면서 흑자전환에 기여했다. 회사가 2분기 동안 적립한 충당금 등 전입액은 295억원으로 1년 전(832억원) 대비 64.5% 줄었다. 충당금 규모가 감소함과 동시에 IB 수익도 개선되면서 순익 제고에 기여한 것이다.
업계에선 하반기도 금리인하 기대로 리테일 관련 수수료와 채권 운용 수익이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밸류업과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거래대금 및 트레이딩 손익의 양호한 흐름세가 예상된다”며 “밸류업 관련 세제혜택 확대 고려 시, 개인들의 증시 참여도 확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정부가 부동산 PF 정상화를 예고한 만큼 증권사들 입장에선 과거의 PF 주관 수수료를 대체할 수 있는 수익원을 발굴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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