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뉴스1) 권혁준 기자 = ‘라스트 댄스’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의 4번째 올림픽의 개인전 첫 경기는 다소 허무했다. 야심차게 개인전 첫 메달을 기대했지만 첫판에서 탈락했다.
개인전에서의 부진이 자칫 단체전까지 이어지진 않을까 우려도 되지만, 구본길을 알고 있는 동료들은 모두 고개를 저었다.
구본길은 27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32강전에서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에게 8-15로 패했다.
구본길에게 패배를 안긴 페르자니는 이날 결승까지 올라 오상욱에게 패해 은메달을 땄다. 페르자니는 4강에서 세계랭킹 1위 지아드 엘시시(이집트)를 잡을 정도로 이날 컨디션이 좋았다. 이를 감안해도 구본길의 경기력은 아쉬웠다.
대회를 앞두고 과감한 스타일 변화를 꾀하며 야심 차게 준비한 구본길이었지만, 첫판부터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시종일관 끌려간 끝에 8분 54초 만에 완패했다.
구본길은 경기 후 “준비했던 과정은 잘 됐기에 후회는 없다”면서도 “내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며 자책했다.
그러나 구본길의 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31일 열리는 사브르 단체전에 ‘맏형’으로 출격한다. 남자 사브르 단체전은 2012 런던, 2020 도쿄 대회에 이어 올림픽 3연패(2016 리우는 미개최)를 노리는 종목이다.
구본길을 필두로 오상욱, 박상원, 도경동이 나서는 남자 사브르 단체전은 현재 세계랭킹 1위에 올라있기도 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한국 선수단의 ‘금메달 후보’ 중 하나이기도 했다.
앞선 2번의 금메달을 모두 경험하기도 했던 구본길은 단체전에서 중심을 잡아줄 선수다. 그렇기에 개인전에서의 부진을 씻어내고 다시금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
하지만 동료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백전노장’이기에, 개인전 한 경기에서의 부진이 다음 경기까지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오상욱은 “(구)본길이형은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가장 긍정적인 사람”이라면서 “개인전에서 졌다고 해서 다운될 일은 없을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구본길과 함께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을 합작했던 원우영 코치도 “단체전에선 제 몫을 해줄 것이라 믿는다”면서 “단체전과 개인전은 아무래도 분위기가 다른데, 구본길은 단체전에 최적화돼 있는 선수다. 경기력도 확실히 달라질 것”이라고 믿음을 보냈다.
구본길 스스로도 마음을 다잡고 있다. 그는 “개인전 욕심이 있었지만 더 큰 목표는 단체전 3연패였다”면서 “내가 흔들리면 팀 전체가 흔들린다. 끝난 경기는 빨리 잊고 중요한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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