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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파리 올림픽에 총출동했다. 종목별로 연일 치열한 승부가 이어지는 올림픽은 기업인에게도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고객사와 협력 확대 기회를 모색하며 사업 전략을 점검하는 중요한 무대다. 총수들은 한국 선수들이 출전하는 주요 경기를 관람하며 응원하는 동시에 파리에 집결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연쇄 회동을 갖는 등 강행군을 이어갈 예정이다.
12년 만에 올림픽 현장을 찾은 이 회장은 27일(현지 시간) 파리 그랑팔레 관중석에서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전을 지켜보며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오상욱 선수를 응원했다.
전날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열린 개회식에는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참석했다.
이 회장이 가족과 올림픽을 참관한 것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이건희 선대 회장, 홍 전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들과 총출동한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 삼성가는 올림픽 수영 경기장을 찾아 박태환 선수를 응원하는 장면으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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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1988년 서울 올림픽 지원 후원사를 시작으로 올림픽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97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최상위 스폰서인 TOP(The Olympic Partner) 계약을 체결하고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무선통신 분야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는 파리 올림픽 참가 선수들을 대상으로 약 1만 7000대의 ‘갤럭시 Z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배포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40여 년간 올림픽 후원을 이어온 것은 “기업 경쟁력의 원천인 브랜드 가치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는 이 선대 회장의 브랜드 경영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 회장은 선대에 이어 올림픽 후원을 이어가며 국제사회에서 한국 스포츠계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 결과 올림픽 공식 후원을 시작한 직후인 1999년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31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2023년에는 세계 5위인 914억 달러로 30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 회장은 한국 선수단을 응원하는 한편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 수십여 명과 연쇄 회동을 하며 협력 기회도 모색하고 나섰다. 전 세계 글로벌 기업 경영진들이 자국 선수단을 응원하고 네트워킹을 하기 위해 파리에 집결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회장도 파리 올림픽 기간 페터르 베닝크 전 ASML CEO 등 반도체·정보기술(IT)·자동차 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인들과 릴레이 미팅을 갖고 중요 비즈니스 현안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이달 25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초청으로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인 오찬에 참석해 각계 경제계 인사들과 글로벌 경제전망, 미래 기술 트렌드, 조직 문화 혁신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 닐 모한 유튜브 CEO, 데이브 릭스 일라이릴리 CEO,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등 글로벌 기업인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또 홍 전 관장과 함께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및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공동 주최한 ‘파리 올림픽 개막 전야 만찬’에도 참석했다.
정 회장도 대한양궁협회장 자격으로 파리 올림픽을 찾았다. 정 회장은 2005년부터 20년 가까이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으면서 2008년 베이징 올리픽을 시작으로 런던 올림픽(2012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2016년), 도쿄 올림픽(2021년) 등 하계 올림픽에서 빠짐없이 한국 양궁을 지원해 오고 있다.
정 회장은 개회식에 앞서 파리에 도착한 직후 양궁 대표팀의 훈련 장소를 찾아 선수단을 격려했다. 앞서 현대차(005380)그룹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양궁 선수들을 위해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비전인식, 3차원(3D) 프린팅 등의 최첨단 기술 기법을 훈련에 도입한 바 있다. 또 파리에서의 원활한 훈련을 위해 파리 외곽 종합 스포츠클럽 경기장 하나를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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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은 이번 파리 올림픽 현지 응원에 나서지는 않지만 대한핸드볼협회 회장으로서 물심양면으로 선수단을 지원하고 있다. 2011년 약 5000억 원을 들여 핸드볼 전용 경기장을 지은 데 이어 올 5월에는 핸드볼 대표팀을 워커힐호텔로 초청해 만찬을 대접하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에는 최 회장을 대신해 사촌 형이자 대한펜싱협회장인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파리 현장을 찾아 한국 선수단을 격려했다.
총수들의 행보와 맞물려 파리 곳곳에서 브랜드 마케팅도 펼친다. 삼성전자는 샹젤리제 거리에 갤럭시 AI 기능을 체험할 수 있는 ‘삼성 올림픽 체험관’을 열었다. 올림픽의 역사와 함께해온 갤럭시의 파트너십 스토리를 소개하고 폴더블폰 신제품 홍보도 진행한다. CJ그룹은 현장 홍보와 코리아하우스 내 CJ그룹관·비비고존을 마련해 운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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