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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한창인데…코스닥 상장사 65%, 증권사 리포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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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한창인데…코스닥 상장사 65%, 증권사 리포트도 없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올해 코스닥 상장 기업 중 3분의 2가 증권사가 내놓은 분석 보고서가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탓에 코스닥 시장에서는 정보 비대칭 문제가 심화되고 있고 그 결과 단기 투자가 성행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단기 매매 증가로 주가 변동성이 커지다 보니 증권사들이 투자자에게 코스닥 종목 추천을 꺼려하는 악순환이 고질화되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줄어들고 있는 애널리스트 숫자에 비해 상장 기업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는 점도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28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들어 증권사 분석 보고서가 하나도 나오지 않은 코스닥 상장 기업 비중은 65.23%(1628개 중 1062개, 23일 기준)로 5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보고서 제로’ 기업 비중이 60%을 넘지 않았지만 올들어 급등했다.

심지어 시가총액이 높은 종목들도 증권사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절반이 보고서 가뭄을 겪었다. 엔켐(348370)은 올 3월 대신증권에서 낸 보고서가 유일했고 에코프로(086520)·셀트리온제약(068760)·삼천당제약(000250)·HLB(028300) 등 4개 기업에 관한 종목 보고서는 하나도 발간되지 않았다.

밸류업 한창인데…코스닥 상장사 65%, 증권사 리포트도 없다

코스닥의 보고서 황폐화 현상은 코스피와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코스피에서는 전체 상장사 중 58.59%가 증권사의 분석 보고서를 하나도 받아보지 못했다. 이는 5년 평균치(58.04%)와 비슷한 수준이다. 유독 코스닥 종목에서 올들어 보고서 외면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실적, 전망치 등 코스닥 상장 기업에 대한 분석 정보가 부족하다보니 개인 투자자가 테마주 위주의 단기 매매에 더 쏠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달 13일까지 코스닥 거래대금에서 데이트레이딩(당일 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57.1%로, 지난 2005년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목별로도 확연한 차이가 나타났다. 정보가 부족한 종목에서 더 빈번한 손바뀜이 발생했다. 올 들어 42개의 종목 분석 보고서가 발간된 에코프로비엠(247540)의 경우 올해 일평균 거래회전율은 0.79에 불과했지만 엔켐의 경우 같은 2차전지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5.27를 기록하며 훨씬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다른 업종에서도 마찬가지다. 분석 보고서가 없는 삼천당제약의 올해 일평균 거래회전율은 4.71로 8개의 보고서가 존재하는 알테오젠(196170)의 2.88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증권 업계에서는 애널리스트 숫자에 비해 상장 주식 수가 턱없이 많아 어쩔 수 없다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비용 문제로 예전보다 애널리스트 수가 많이 감소했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을 더 집중적으로 살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코스닥 종목의 경우 주가 변동성이 크다 보니 상대적으로 추천하기가 꺼려진다”며 “정보 불균형으로 인한 문제가 계속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상장 기업 증가세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61곳에 소속된 애널리스트는 이날 기준 1093명으로 4년 전 대비 1.39%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상장 종목 수는 2292개에서 2553개로 11.39% 늘어났다.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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