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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장기적 전략이 갖춰져야 한다.”
26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개최된 ‘제1회 아시아투데이 보험세미나’에 참석한 패널 토론자들은 보험회사의 해외 진출 성공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단기 실적주의 경영철학으로는 현지 시장에 안착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러한 시각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단연 한화생명이다. 인도네시아 재계순위 6위인 리포그룹과 긴밀히 협력해, 자회사 리포손해보험과 노부은행을 연달아 인수했기 때문이다.
주제발표 직후 열린 토론에서는 한화생명의 인도네시아 현지 금융사 인수 전략에 대한 질의도 쏟아졌다. 김준표 삼성화재 글로벌전략 파트장은 “인도네시아 현지 시장에서 로컬 시장 확대는 어렵고, 의지만으로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인도네시아 진출 배경에 대해 질의했다.
김동욱 한화생명 글로벌전략실장(전무)는 “인도네시아, 특히 도시 지역에 주목하고 있는데, 한화생명이 추산하는 도시 지역 인구는 약 8000만명 내외가 되고 많으면 1억명도 넘어갈 수 있다”며 “도시지역 평균 가처분 소득을 2만~3만 달러로 가정할 때 우리나라 수준의 2배 이상 되는 시장이 된다”고 밝혔다.
김 전무는 현지 금융사 인수 전략과 관련해서 “턴어라운드(흑자 전환)나 소요 시간은 저희 전략에서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며 “핵심 과제는 현지 인지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로컬 빅 브랜드와 글로벌 빅 브랜드와 어떻게 하면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라는 전략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에서 저희(한화생명)와 같이 성장하기를 바라는 파트너를 찾는 게 우선순위였다”고 덧붙였다.
‘단기 실적주의’를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명신 금융감독원 국제업무국 금융중심지지원팀장은 “당장 무조건 투자하면 이익이 나야 한다는 시각은 아쉽다”며 “가입할까 말까 하는 사람들을 끌고 와야지 언더라이팅 잘 되고 돈을 버는 건데, ‘대충 보험금 주겠지’ 이런 발상으로 오는 사람들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는 배경 중 하나로 ‘자본력’을 꼽는다. 중장기적 시각으로 투자해야 하는 사업인 만금 현실적으로 자금이 튼튼히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의 김 전무는 “자본력보다는 해외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 높다 보니 의사결정이 안 되는 것뿐”이라며 “해외 사업 역량을 (쌓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그런 자신감이 생기면 투자나 자금력의 문제는 얼마든지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보험사의 해외 진출 성공을 위한 전략과 방향성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도 나왔다. 삼성화재의 김 파트장은 “일본의 경우 인오가닉 전략으로 현지 대기업을 인수했는데, 현지 전문가를 데려와 책임도 부여했고 지배구조에 대한 학습을 했다”며 “한국 기업들도 방향성, 철학 고민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박성열 신한라이프 글로벌사업팀 프로는 금융당국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프로는 “베트남 하노이에 금감원 현지 사무소가 없었다면 우리가 해외 진출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며 “국내와 현지 감독당국 간 만남이 잘 이뤄지면서 저희도 여러 기회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유명신 국제업무국 금융중심지지원팀장은 “해외 보험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데 레버리지까지 이용한 투자에 대한 최소한의 통제를 하는 게 금융당국의 역할”이라며 “특정 회사나 (보험)협회에서 정말 신중하게 (규제 완화에 대해) 공식적으로 의견을 주면 검토할 수 있지만, 자본 규제를 모두 풀어두면 과거 해외 대체 투자로 손실이 나와 고생했던 것처럼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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