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수사를 놓고 한 차례 갈등을 빚은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이 화해 모드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향후 수사와 진상파악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남아 있던 앙금이 다시 돌출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과 중앙지검은 “검찰총장은 25일 주례 정기보고에서 중앙지검장에게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고, 이에 따라 중앙지검장은 대검과 긴밀히 소통해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이뤄진 중앙지검의 김건희 여사 조사를 두고 ‘대검 패싱’ 논란이 계속된 가운데 이원석 검찰총장은 사표를 제출한 김경목 부부장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설득해 업무에 복귀시켰다. 또 이창수 중앙지검장도 ‘명품백’ 수사팀과 점심 도시락 회의를 하며 달래기에 나섰다.
이 총장은 지난 25일엔 이 지검장과 만난 자리에서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해달라”고 지시했고, 이 지검장 역시 “대검과 긴밀히 소통해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장은 수사에 지장을 주지 않겠다는 뜻을 확인하고 이 지검장은 총장과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는 대검과 중앙지검 사이의 갈등이 비화되자 화해의 손길을 건네며 수사에 집중하자는 행동으로 풀이된다. 두 사람이 화해하면서 김 여사 수사와 관련한 검찰 내부의 충돌이 봉합되는 모양새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당장은 대검에서 수사팀 요청을 받아들여 ‘김건희 조사’에 대한 진상 파악을 한발짝 물러섰지만,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진상 파악은 재개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 내달 결론을 목표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명품백 수사는 김 여사에게 청탁금지법 위반이나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수사팀이 불기소 의견을 낸다면 이 총장은 보완 수사를 지시하거나 수사심의위원회를 직권 소집할 수도 있다.
아울러 아직 이 총장에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수사지휘권이 복원되지 않았다. 이는 지난 2020년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이 자신의 부인이 연루된 사건을 지휘하면 공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결정한 것이지만, 정권이 바뀐 이후에도 법무부는 이를 복원시키지 않고 있어 해당 사건 기소 여부가 갈등의 불씨로 존재하고 있다.
검사 출신인 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김 여사를 검찰청이 아닌 외부에서 조사한 건 이 지검장이 단독으로 결정했다기보다도 김주현 민정수석이나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크다”며 “절대 이 지검장이 자신의 입지를 위해 스스로 결정해 김 여사 수사를 지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전망에 대해선 “우선 감찰에 들어갔기에 징계는 불가피하다. 최대 해임까지도 가능한데 그게 이 총장 임기 내에 이뤄지기 어렵기에 사실상 징계는 최종적으로 법무부에서 할 것”이라며 “결국 현 상황에서 이 총장이 할 수 있는 건 없기에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화해 모드로 나선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이와는 달리 또 다른 검사 출신 법조계 인사는 “이 총장을 개인적으로 잘 아는 차원에서 말하자면, 그분(이 총장)은 원칙주의자라 중요 사건은 당연히 자신과 협의를 거친 뒤에 사건 진행을 해야 한다고 하실 분”이라며 “그렇기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 조직 기강이 무너진 상황이기에 후임 총장을 위해서라도 이번 사태를 그냥 넘기지 않을 거 같다. 뭐가 됐든 강한 징계를 내릴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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