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심리도 엇갈리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은 주가가 더 하락할 것으로 보고 ‘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 매수하고 나섰지만 개인은 레버리지 상품을 사들이며 반등에 베팅하고 있다. 실적 실망감이 주가 하락을 유발한 만큼 쉽사리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8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1주 간 기관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나타났다.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두 배로 역추종하는 이른바 ‘곱버스’ 상품을 2629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주가 하락을 전망하고 있다.
최근 1개월 이 상품을 순매수한 규모가 232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최근 들어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 심리가 강해진 모습이다. 기관의 최근 1주 간 순매수 2위와 3위 역시 ‘KODEX 인버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로 각각 463억원, 168억원 규모를 샀다.
외국인 역시 같은 기간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60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1.74% 하락한 지난 25일 매수세가 강했다. 이날 하루에만 기관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1042억원, 외국인은 489억원어치를 샀다.
반면 개인은 정반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1주 간 개인은 ‘KODEX 레버리지’ ETF를 3951억원 사들여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와 ‘KODEX 200’도 각각 2050억원, 413억원을 순매수했다. 시장이 하락할 때도 기관과 외국인은 ‘팔자’를 보이면서 처분했지만 개인은 ‘사자’를 유지했다.
코스피는 일주일 만에 2.27% 하락했다. 지난 18일 장 중 2800선이 깨지면서 지난 25일에는 한 때 270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올해 강세장을 이끌어 온 미국 인공지능(AI) 및 반도체주들이 크게 휘청인 탓에 국내 증시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 등 불확실성을 키우는 외부 악재에 대비해 주가를 버텨줄 기업 실적도 소용이 없었다. 기업들의 호실적 소식은 오히려 차익실현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증시 하락을 유발한 게 높은 밸류에이션이 아닌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 때문인 만큼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강도는 높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탈 우려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시장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며 “이번 하락으로 기술적 지표들은 단기 반등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이익에 대한 자신감이 다시 상승하기 전까지는 반등이 나와도 강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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