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가치가 바닥을 찍고 회복세를 보이자, 엔화 강세에 따라 이익을 낼 수 있는 상품에 다시 국내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 증시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 국채 엔화 헤지(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상장지수펀드(ETF)를 이달(1~26일) 들어 3909만달러(약 540억원) 순매수 결제했다. 지난달 328만달러(약 45억원) 순매도 결제에서 다시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 국채 엔화 헤지 ETF는 엔화로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엔화 가치 상승과 미국 채권금리 하락이 맞물렸을 때 이익이 극대화한다. 국내 투자자가 올해 들어 이 ETF만 4억4363만달러(약 6000억원)어치 ‘사자’에 나서, 가장 선호하는 일본 주식 1위에 올랐다.
국내 투자자 기대대로 미국 장기채 금리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국채 20년물 금리는 지난 4월 5%를 넘나들다가 이달 현재 4.5%대로 내려왔다. 문제는 엔화였다. 미국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이달 10일 161엔을 웃돌았다. 엔화 가치가 1980년대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미국 대선 유력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엔저(低)’를 꼬집은 데 이어, 일본 재무성이 6조엔(약 54조원)에 달하는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엔화 가치가 반등했다. ‘일학개미(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가 다시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 국채 엔화 헤지 ETF를 매수하고 나선 배경으로 보인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엔화 강세 흐름을 따라가는 상품을 사들였다. 개인은 이달 들어 RIS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 H)와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를 각각 90억원, 40억원 순매수했다.
일본은행(BOJ)이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여는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가 중요할 전망이다. 일본은행은 이번 회의에서 지난 3월에 이어 추가로 금리를 올릴지와 장기 국채 매입 규모를 얼마나 조정할지 등을 결정한다. 시장에서 기대하는 대로 일본은행이 다시 한번 금리를 올리면 엔화 가치가 더 상승할 수 있으나, 일본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추가 금리 인상 시점이 밀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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