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대장주’ KB금융이 라이벌 신한지주와 시가총액 격차를 벌리고 있다. KB금융과 신한지주의 실적은 큰 차이를 보지지 않지만, KB금융이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주로 부각된 게 영향을 미쳤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B금융은 8만79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종가기준 시총은 35조4686억 원(9위)이다. 신한지주는 5만8000원에 마감했다. 시총은 29조5448억 원(11위)이다.
두 회사의 시총 격차는 5조 9238억 원이다. 연초 1조3431억 원보다 5조 원 넘게 벌어진 것이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KB금융이 ‘홍콩H지수 사태’로 타격을 받으면서 지난 1월 24일 시총 차이를 4969억 원까지 좁히는 등 선전했다. 하지만 밸류업 장세가 이어지면서 다시금 ‘금융 대장주’에서 멀어졌다.
당시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주가연계증권(ELS) 비중의 절반 이상이 KB국민은행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하지만 지난 1월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소식을 전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기업 밸류업의 대표주로 등극하면서 신한지주와의 시총 격차를 벌려 나갔다.
외국인도 KB금융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올해 들어 28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KB금융을 5895억 원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은 신한지주를 899억 원 어치 순매도했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각각 1396억 원과 5653억 원이었다.
KB금융과 신한지주는 ‘금융 대장주’ 자리를 놓고 치여한 싸움이 예상된다.
양사 모두 탄탄 실적을 자랑한다. KB금융그룹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이 1조 7324역 원을 기록하면서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기존 분기 최대 이익이었던 지난해 1분기(1조5087억 원)보다 2000억 원 이상 많다. 신한금융도 같은 기간에 1조4255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실적은 배당 정책으로 이어졌다. KB금융지주는 2분기 배당금을 주당 791원으로 결의했다. 아울러 4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도 확정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KB금융이) 자사주 매입 소각 4000억 원을 발표했다”며 “연간 매입 소각액은 7200억 원에 달하고 배당액 1조2000억 원까지 포괄한 올해 예상 주주 환원율은 38.3%”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주 자본 비율도 13.6%로 높아 추가 주주환원 확대 여력은 충분하다”며 “내년도 자사주 매입 소각액은 8400억 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한금융은 2분기 주당 540원의 배당과 함께 밸류업 계획을 결의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주당 현금 배당액과 전체 배당 규모를 해마다 늘리고 자사주 5000만 주를 소각해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현금배당액·자사주 매입액/당기순이익)을 50%까지 높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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