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뉴스1) 권혁준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오상욱(28·대전시청)의 다음 목표는 ‘2관왕’이다. 그는 “정말 기쁘고 영광스럽다”면서 “쉬고 싶은 마음이 큰데, 단체전 금메달까지 딴 뒤 편히 쉬겠다”고 했다.
오상욱은 28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대회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를 15-11로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오상욱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이와 함께 아시아선수권,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올림픽 개인전을 모두 제패한 그랜드슬램 대업까지 달성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오상욱은 “한국의 첫 금메달인 줄은 끝나고 알았다”면서 “첫 금메달에, 그랜드슬램까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아주 큰 영광을 가져다 준 금메달”이라고 했다.
오상욱이 꼽은 고비는 8강전이었다. 당초 8강에서 올림픽 4연패를 노리던 아론 실라지(헝가리)를 만날 것으로 점쳐졌지만, 실라지가 탈락하면서 파레스 아르파(캐나다)를 만났다.
그는 “사실 그 선수가 올라올 줄은 전혀 생각 못 했다. 데이터가 하나도 없어 힘들었다”면서 “중간중간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도 있었는데, 원우영 코치님이 ‘널 이길 사람이 없다’며 잡아주셨다”고 돌아봤다.
순조롭게 흘러가는 것 같았던 결승전에서도 고비는 있었다. 오상욱은 한때 14-5까지 앞섰으나 페르자니의 맹추격에 14-11까지 쫓겼다.
그때도 원우영 코치가 목소리를 높여 멘탈을 잡았다.
그는 “온몸에 땀이 엄청나게 났다. 긴장도 됐고 안 좋은 생각도 들었다”면서 “그때 뒤에서 코치님이 잘한다고, 할 수 있다고 해주셔서 힘이 됐다”고 했다.
오상욱은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까지 여러 순간의 고비를 넘었다. 올 2월 손목 부상을 당하며 컨디션을 회복하기까지 어려움을 겪은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부상을 당한 뒤 자신감이 떨어졌는데, 마음가짐의 문제였다”면서 “오히려 더 격렬하게 훈련하면서 트라우마를 이겨냈다”고 돌아봤다.
의지하던 선배인 김정환, 김준호가 대표팀을 떠난 것도 오상욱에겐 힘든 일이었다.
그는 “형들과 같이 한솥밥 먹으며 성장했는데, 그 형들이 은퇴하면서 큰 변화가 찾아왔다”면서 “후배들과 함께 새롭게 단체전에 나섰는데, 여러번 박살 나고 많이 졌다. 그때마다 자신감을 잃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김정환과 김준호는 이날 오상욱이 금메달을 따는 순간을 현장에서 중계하기도 했다.
오상욱 역시 금메달을 확정한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얼굴이 바로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어펜저스’ 멤버라고 했다.
오상욱은 “내가 아니더라도 한국 선수 중 누군가는 금메달을 땄을 것이고, 그건 형들의 덕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오상욱은 이제 단체전에 출격해 또 하나의 금메달을 노린다. 한국 펜싱 역사상 전례가 없었던 올림픽 2관왕이라는 새역사에 도전하는 그다.
오상욱은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비교하면 단체전이 더 좋다”면서 “단체전은 누군가가 못한 것을 메워주는, 함께하는 매력이 있다”면서 단체전 금메달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남자 사브르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올림픽 3연패를 일군다. 오상욱은 좋은 예감이 든다고 했다.
그는 “2017년부터 세계선수권 단체전 4연패를 했는데, 3연패를 했던 2019년에 내가 개인전에서 우승했다”면서 “이번에도 단체전 3연패에 도전하고, 나는 개인전에서 우승했다. 뭔가 잘 들어맞고, 그래서 자신감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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