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중화권 증시서 4330만 달러 순매도
3중전회 실망감 반영…중화권 증시 평균 3.13% 하락
“정치국회의서도 기존 정책 강조 등에 그칠 전망”
국내 투자자들의 중국·홍콩 주식 순매도가 6개월 넘게 지속하고 있다. 이달 중화권 증시 최대 이벤트로 주목받았던 중국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가 시장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면서 중화권 증시 이탈 경향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거래를 많이 한 홍콩 증시 종목 중 7개 종목에서 순매도세가 나타났다.
개인은 홍콩 비야디를 1067만 달러 순매도했다. 이외에도 홍콩 상장 대형주인 텐센트(743만 달러), 알리바바(105만 달러), 바이두(110만 달러), 샤오미(65만 달러) 등에서도 순매도세가 나타났다.
중국 증시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개인은 중국 상장 비야디는 131만 달러 순매수했으나 유통버스, 귀주마오타이 등에서 각각 549만 달러, 242만 달러어치 순매도했다.
시장 전체로 봐도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홍콩 주식과 중국주식을 각각 3614만 달러, 716만 달러 순매도하며 1월 이후 6개월 연속 순매도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는 이달 개최된 중국 20기 3중전회가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중전회는 중국의 7차례 전체회의 중 하나다. 통상 7월에 개최되면서 새로운 개혁안과 중장기적 경제 운영 방안 등을 제시하는 등 가장 중요한 회의로 여겨진다.
중국 최대 정책 이벤트인 3월 양회 이후에도 이렇다 할 부양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던 만큼, 하반기 중국 정부의 추가적인 부양정책 발표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1일 3중전회 이후 발표된 ‘전면 개혁 심화, 중국식 현대화 추진에 대한 중공중앙 결정’(이하 결정) 내용이 예상된 수준에 그쳤다. ‘결정’에서는 질적 성장, 전면 혁신, 거시 경제 관리, 민생 개선, 국가 안보 체계 현대화 등과 같은 내용이 새로 언급됐으나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정책 발표는 없었다.
이에 중화권 증시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홍콩 항셍 지수와 상해 종합지수, 선전 종합지수 등은 7월 들어 각각 3.94%, 2.6%, 2.84% 하락했다. 특히 3중전회가 마무리된 이달 21일 이후 2.28%, 3.07%, 3.44% 하락하는 등 3중전회에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반영되는 모습이었다.
정책 실망감에 더해 최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의 대중 무역 제재 강화 등에 대한 우려가 중화권 증시에 대한 불신을 키워가고 있다.
이달 말 또 다른 정책 이벤트로 중국 정치국회의가 예정돼있으나 정책 기대감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백단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중국은 특수채와 특별국채 등의 카드가 남아 있다”며 “최근 금리 인하 단행도 있었던 만큼, 7월 정치국회의에서는 국채 발행 가속화 정도만 언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중국인민은행이 22일 7일 역환매조건부채권(역 RP), 1년 대출우대금리(LPR)에 이어 25일 중기 유동성 지원창구(MLF) 등 깜짝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정책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인민은행 행보는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인민은행의 금리 인하는 일회성이 아닌 추가적인 부양 정책의 시작이라고 판단한다. 중국 정부는 3월 양회 이후 4~5월에도 부양강도를 높인 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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